[앵커&리포트] 올봄 이상저온…여름 과일값 비상

입력 2013.06.15 (21:14)

수정 2013.06.15 (22:23)

<앵커 멘트>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네요.

불과 두 달 전인 4월 20일의 모습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늦게 물러갔는데, 실제로 이 눈은 77년 만에 가장 늦은 봄 눈으로 기록됐습니다.

저온 현상도 심각해서, 지난 4월 평균 기온은 10.3도로 평년보다 2도 가량 낮았는데요.

이런 이상 기후의 후폭풍이 지금 과일 시장에 몰려오고 있습니다.

한창 꽃이 필 무렵 찾아온 이상 기후로, 복숭아와 포도 같은 대표적인 여름 과일 수확이 크게 줄었습니다.

게다가 여름 과일 뿐 아니라 명절용 배 수확까지 위협받고 있다는데요.

과일 맛보기가 만만찮아진 작황 소식을 최문종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금쯤 포도밭은 푸른 잎사귀로 빽빽해야 합니다.

그런데 속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줄기는 푸석푸석 말랐습니다.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지난 4월 봄 냉해 여파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당시 된서리를 맞은 포도나무가 결국 말라 버린 겁니다.

<인터뷰> 강종묵(경북 영천시 금호읍) : "꽃눈이 나와줘야 하는데, 순이 나와줘야 하는데, 순이 동해로 인해서 한 개도 나오지 않은거라..."

그나마 살아남은 나무에도 열매라 할만 한 게 없습니다.

지금쯤이면 포도나무 한 그루마다 포도송이가 적어도 16송이는 달려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나무에 달려 있는 건 겨우 두 송이, 그나마 상품성이 있는 건 이 한 송이밖에 없습니다.

이 포도밭의 절반이 이런 상황입니다.

복숭아 나무는 열매 없는 빈 가지 투성이입니다.

역시 올 봄 이상기온 탓입니다.

꽃 수정이 안돼 열매를 맺지 못한 겁니다.

수확량은 30%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현영훈(경북 영천시 대창면) : "다 자라봐야 한 250그램 정도밖에 안되니까요. (그 정도 자라면 어떻게 처리하게 되나요?) 비품 처리해야죠."

이처럼 복숭아와 포도, 자두 등 대표적인 여름 과일이 올 봄 이상 기온의 후폭풍으로 평균 10~20% 가량 수확이 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올 여름 국산 복숭아와 포도, 자두는 맛보기가 만만치 않아진 겁니다.

여기에 대표적인 추석 제수 용품인 배까지 봄 추위 여파로 수확 감소가 확실시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