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답답함 털고 터뜨린 ‘속풀이 홈런’

입력 2013.06.26 (22:00)

수정 2013.06.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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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파워 히터' 이성열(29)이 6월 내내 답답하게 막혀 있던 속을 모처럼 뻥 뚫었다.

이성열은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0-1로 뒤진 2회말 무사 1, 2루에서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기는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려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5번째 아치를 그린 이성열은 홈런 더비에서 1위 최정(16개)에 1개 차이로 다시 따라붙었다.

여전히 갑갑하던 팀과 자신의 타격 부진을 일거에 날린 홈런이었다.

올 시즌 염경엽 감독의 믿음을 발판 삼아 특유의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넥센의 질주에 큰 힘을 보탠 이성열은 6월 들어 타격 감각이 내리막을 탔다.

원래 정확성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꾸준히 2할대 후반을 찍던 타율은 6월 들어 0.143까지 떨어졌다.

4월 5방, 5월 6방을 터뜨린 홈런도 6월 들어서는 13경기에 2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이성열이 부진에 빠진 동안 팀도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8연패에 빠져드는 등 크게 흔들렸다.

전체 구단 중에서 가장 많은 아치를 그려대던 타선이 장타 가뭄에 빠진 것도 넥센의 연패에 영향을 줬다.

염경엽 감독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방망이로 뚫지 못하기에 지는 경기가 나온다"며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런 부담 때문이었을까. 2회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이성열은 두 차례나 번트 모션을 취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내 강공으로 전환하고는 나쁜 공을 연달아 파울로 끊어내며 SK 선발 윤희상과 9구까지 가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리고 9번째 시속 131㎞ 포크볼이 밋밋하게 한가운데로 몰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돌렸다.

펜스를 훌쩍 넘어간 타구는 스탠드 대신 서 있는 철조망에 꽂히는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 됐다.

이달 14일 LG와의 잠실경기 이후 12일 만에 이성열이 맛본 손맛이었다.

이성열은 "최근에 초구에 배트가 많이 나왔는데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유인구를 잘 참아 상대 선발의 실투를 쳐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심 타선의 뒤를 받치는 이성열이 위력을 되찾는다면 상대 투수는 그에 앞서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이른바 'LPG타선'과 어려운 승부를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성열은 "최근 팀이 많이 지면서 나도 많이 괴로웠다"면서 "8연패하는 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는 팀이 승수를 쌓는 데 초점을 맞춰 이를 돕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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