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 축구, 반가움 속 긴장감의 ‘공방전’

입력 2013.07.21 (19:59)

수정 2013.07.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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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여자부 1차전이 열린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45분 전인 오후 5시30분께 상·하의 모두 흰색 훈련복을 입은 북측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북측 여자대표팀이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은 2005년 이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북측 선수들에게 관중은 따뜻한 박수로 격려를 보냈고, 선수들은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손을 높이 들어 손뼉을 치며 화답했다.

앞서 그라운드를 밟은 한국 선수들은 하프라인을 사이에 두고 북측과 반대편에 자리해 묵묵히 연습에 집중했다.

대회를 앞두고 입국한 일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응원단의 모습도 원정팀 응원석인 S(남측) 관중석 한쪽에 볼 수 있었다.

주장인 심서연(남), 라은심(북)을 필두로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할 때 관중석의 함성과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남측에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북측에서는 오길남 선수단장이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오길남 단장이 남측 벤치로 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정 회장과 류 장관, 박 차관도 북측 벤치로 다가가 악수했다.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은 선수들의 눈빛에는 반가움과 비장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나서는 한 치의 양보가 없었다.

남측이 전반 26분 김수연(스포츠토토)의 골로 앞서 나갔고, 북측은 허은별(FC 4·25)이 2골을 몰아치며 응수했다.

2-1로 승리한 북측 선수들은 경기장 사방을 오가며 손을 흔들어 관중석에 인사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를 마치고 한국의 윤덕여 감독은 북측 벤치로 다가가 김광민 북측 감독과 어깨동무하며 서로 격려했다. 양 팀 감독은 1990년 열린 통일축구에서 선수로 함께 뛴 이후 23년 만에 만났다.

한편 E(동측) 관중석 2층에는 100명 가까운 관중이 한반도기 모양으로 모여 앉아 하늘색 도화지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6·15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조국통일' 등 구호를 외치며 응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들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조국은 하나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걸었으나, 경찰 측에서 제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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