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매의 ‘역습’…뇌 기능 점차 둔화

입력 2013.07.22 (06:48)

수정 2013.07.22 (07:37)

<앵커 멘트>

'디지털 치매'라는 단어, 들어보셨습니까?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되면서, 이전에 비해 기억력이 현저히 감퇴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가사 전체를 외우는 노래가 거의 없다거나, 단순 암산도 계산기로 한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먼저 그 실태를 함께 보시죠.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백화점 주차장.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자 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주차한 위치를 촬영합니다.

<인터뷰> 석혜연 : "저는 꼭 찍어야지. 안 그러면, 예전에 한 번 정말 한 30분 넘게 헤맨 적이 있어서..."

지금부터,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를 쭉 써 봐 주세요.

직장인들에게 자주 쓰는 휴대 전화 번호를 몇 개나 기억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대부분이 부모님 전화번호를 제외하고는 친한 친구 한 두 명의 번호 밖에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직장인 : "옛날에는 잘 외웠어요. 휴대전화에 의지하면서 하니까, 그냥 누르면 이름 찾아서 나오니까..."

그나마, 이정도는 양호한 편입니다.

최근 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는 3명 중 한 명 꼴은 부모, 형제의 전화 번호도 기억을 못하고, 가족 외에 기억하는 전화 번호가 없거나, 한 두개에 불과하다는 대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휴대전화에서 각종 태블릿 pc까지, 그야말로 디지털 전성이자 중독 시대인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럼, 우리의 뇌는 괜찮을까요?

<인터뷰> 정신과 전문의 : "계속해서 필요할 때마다 (정보를) 찾아보게 만드니까, 전화번호 하나, 두 개 외우느냐, 못 외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뇌에서 저장을 시키는 메카니즘 자체가 약해지는거예요."

전자 기기들은 갈수록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우리의 뇌 기능은 점차 둔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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