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기아 윤석민, 팀·개인 모두 ‘악재’

입력 2013.08.01 (10:18)

수정 2013.08.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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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또는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프로야구 선수 중 투수 윤석민(27·KIA)만큼 답답한 이가 또 있을까.

내년 미국프로야구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투구 내용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7월 3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6회 채태인에게 역전 결승 3점포를 맞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에이스 윤석민이 무너지자 둑이 터지듯 와르르 붕괴한 KIA는 삼성에 4-16으로 대패했다.

윤석민은 이날도 제법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보는 앞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어정쩡한 서클 체인지업을 한창 타격감각이 좋은 채태인에게 던졌다가 제대로 얻어맞았다.

시즌 성적 2승 5패, 평균자책점 4.02. 시즌 후 대박 계약을 앞둔 윤석민의 초라한 성적표다.

하필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성적이 곤두박질 치자 윤석민과 팀 모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낸다.

불과 2년전 다승·평균자책점 등 투수 4관왕을 이루고 최우수선수(MVP)를 휩쓸며 한국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선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5월에서야 중간 계투로 돌아온 윤석민은 9번째 선발 등판이던 7월 1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겨우 올해 첫 선발승을 따내고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7월 25일 LG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1점만 주는 혼신의 역투를 펼치고도 타선 침묵 속에 0-1 아쉽게 완투패를 당한 윤석민은 후반기 두 번째 등판이던 이날 홈런 한 방에 주저앉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선동열 KIA 감독은 "윤석민의 컨디션이 호전됐다"며 후반기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태리라고 내다봤으나 결과는 신통치 못하다.

윤석민은 100개 안팎의 공으로 7이닝 가까이 던지는 이닝이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오른손 투수로 후한 점수를 받아왔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140㎞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져 타자를 쉽게 요리했다.

그러나 자신의 구위에 확신을 잃은 탓에 과거 넘치는 자신감으로 타자와 대결하던 모습은 올해 찾아볼 수 없다.

직구의 볼 끝 움직임이 떨어진 탓에 변화구의 위력도 반감됐다. 제구는 흔들리고 탈삼진은 감소한 반면 피안타율은 상승하는 악순환의 반복을 겪고 있다.

2011년부터 3년간 윤석민의 성적표를 비교하면 올해 부진이 확연히 드러난다.

2011년 17승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2.45를 남기며 전성기를 구가한 윤석민은 그해 9이닝당 탈삼진 9.30, 9이닝당 볼넷 2.30, 피안타율 0.223을 기록했다.

2012년에는 9승에 머물렀으나 9이닝당 탈삼진 8.06, 9이닝당 볼넷 1.94, 피안타율 0.215로 타자에게 위압적인 면모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에는 9이닝당 탈삼진이 7.40으로 뚝 떨어지고 9이닝당 볼넷은 2.60으로 높아졌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다 보니 피안타율은 0.280으로 껑충 뛰었다.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제 몫을 해낸 류현진(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달리 해마다 기복이 심한 윤석민이 극적인 반전을 이루지 못하다면 높은 금액을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작아진다.

불펜에 이어 선발마저 위태로운 KIA도 윤석민의 부활 없이는 '가을 잔치' 출전을 꿈으로만 간직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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