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힘내라!’ 미국 중부 응원단 떴다

입력 2013.08.09 (10:12)

수정 2013.08.09 (12:01)

KBS 뉴스 이미지
한인이 거의 드문 미국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도 '류현진 응원단'이 떴다.

8일(현지시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은 홈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징하는 빨간 티셔츠가 관중석을 메웠다.

관중석 좌석 색깔마저 빨간색이라 녹색 잔디와 황토색 내야 일부를 빼면 온통 빨강 물결이었다.

하지만 원정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더그아웃이 있는 3루쪽 내야 좌석에는 100명도 채 되지 않는 다저스 응원단이 하얀 다저스 유니폼 상의를 입고 응원에 열을 올렸다.

다저스 응원단 가운데 상당수는 한인들이었다.

세인트루이스를 둘러싼 '그레이트 세인트루이스' 인구는 약 300만명. 한인은 유학생 2천여명을 포함해 4천여명 남짓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명이 넘는 한인이 몰려 사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떠나면 한인 응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류현진이지만 "괴물, 힘내라"는 한국말 응원에 낯선 중부 원정이 마냥 외롭지는 않았다.

세인트루이스에서 3년째 살고 있다는 이정석씨는 "3년 동안 부시스타디움에 와 본 게 이번이 네번째"라면서 "올해는 4월 추신수가 원정왔을 때에 이어 두번째"라고 말했다.

이 씨는 "삼진 많이 잡아내고 11승을 올리는 장면을 이곳에서 연출해줬으면 좋겠다"며 정성껏 만들어온 응원 문구가 적힌 팻말을 내보였다.

류현진이 아니라면 야구장에 올 일이 없는 한인들이 모처럼 부시스타디움에 발걸음을 한 셈이다.

세인트루이스 미주리대에서 1년째 유학 생활을 하는 이지희(21)씨는 "대전 살 때 류현진 팬이었다"면서 "2년만에 미국에서 류현진 경기를 보게 돼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일리노이주 샴페인에서 자동차 한 대에 함께 타고 4시간을 달려온 교민 응원단 4명은 "9월에 다저스가 신시내티 원정을 오면 거기도 달려갈 생각"이라면서 "오늘 꼭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아내,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피터 게인즈(49)씨는 "류현진이 한국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뒤 미국으로 건너와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하지만 오늘 승리를 카디널스 몫"이라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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