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톱10’ 김현섭 “인천AG서는 금 자신!”

입력 2013.08.12 (07:30)

수정 2013.08.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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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사상 두 번째로 두 대회 연속 '톱10'에 오른 '경보 간판' 김현섭(28·상무)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현섭은 11일(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출발해 모스크바 강변 2㎞ 도로를 9번 왕복한 뒤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에서 진행된 대회 이틀째 남자 경보 20㎞ 결선에서 1시간 22분 50초의 기록으로 10위에 올랐다.

2011년 대구 대회에서 6위에 이름을 올린 그는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1997년 8위·1999년 6위) 이후 두 번째로 두 대회 연속 10위권에 든 한국 선수가 됐다.

의문의 여지가 없는 한국 남자경보의 간판인 김현섭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의 부진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날 부활을 알리면서 특유의 선한 미소를 되찾았다.

김현섭은 "한국에서 훈련할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러시아에 오니 날씨가 좋아서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가더라"면서 "중반에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페이스를 잘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에 가던 선수 중 오버페이스를 한 이들이 많았다"면서 "나는 내 페이스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김현섭은 "워낙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은 없었다"면서 "1시간 21분∼22분대를 생각했는데, 기록은 괜찮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자신이 10등인지도 몰랐다면서 후반에 몇 명을 제쳤는지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만큼 레이스에 몰입했다는 뜻이다.

김현섭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 후보로 꼽히고도 17위에 그쳤다. 반대로 올 시즌에는 성적이 좋지 않아 큰 기대를 받지 않았지만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세우는 역할을 했다.

그는 "대구 세계대회 때나 올림픽 때처럼 조명을 받다 보면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게임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경기 운영에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국 육상의 간판스타답게 열악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숨기지 않았다.

김현섭은 "한국은 성인 경보 선수가 7∼8명에 불과할 정도로 선수층이 얇고, 이번 대회가 내 첫 국제대회일 만큼 경험을 쌓을 기회도 적다"면서 "여러 번 경기에 나서야 패턴을 익힐 텐데, 무작정 나오면 이를 알지 못한 채 기만 죽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전통의 강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선수가 천 명이 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면서 "우리도 선수층이 더 두터워지고 훈련을 많이 해서 패턴을 익힌다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섭은 지금도 여름에는 일주일에 120㎞, 겨울에는 150㎞를 걷는 강훈련을 하고 있다.

목표는 36살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올림픽에 나서는 것이다.

그는 "후배들이 많이 없지만 묻어갈 생각은 없다"면서 "스스로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세계대회에서 톱10도 해봤고,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 봤는데 아직 금메달이 없다"면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서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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