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즐겁고 멋있게” vs 김진욱 “미라클 두산”

입력 2013.10.15 (15:11)

수정 2013.10.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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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부터 선수, 팬까지 모두가 갈망하던 가을 야구입니다. 즐길 준비가 돼 있습니다." (LG 김기태 감독)

"체력은 떨어졌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미러클 두산'의 전통을 이어가리라 기대합니다." (두산 김진욱 감독)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13년 만의 '더그아웃 시리즈'를 벌이는 LG 김기태(44) 감독과 두산 김진욱(53) 감독이 선전을 다짐하며 출사표를 내밀었다.

김기태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모두가 갈망하던 가을 야구라 기대된다"라면서 "부담을 떨치고 모든 선수들과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불리하다는 평가를 딛고 선수들이 일어섰다"면서 "체력은 고갈됐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미러클 두산의 전통 이어가리라 기대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구장을 나눠 쓰는 서울의 인기구단인 LG와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것은 통산 네 번째로, 2000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이다.

LG가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10년간 가을 야구를 구경하기만 하는 처지가 된 탓에 두 팀의 빅 매치가 다시 성사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승리가 간절하기는 두 팀 모두 마찬가지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LG는 모처럼 맞은 가을을 짧게 끝낼 수 없다는 각오다. 1994년 이후 19년 만의 정상에 도전할 기회가 가까이 왔다.

두산 역시 2000년대 강호로 발돋움하고도 2001년 이후 정상에 서지 못한 한을 풀겠다고 벼르고 있다.

두산은 2008년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처지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LG는 오랫동안 큰 무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꼽히고,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르며 떨어진 체력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는다.

LG 김기태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보며 '야구란 게 쉽지만은 않구나' 싶더라"면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가 최대한 분석을 하고 치르는 게임이니 실수를 줄이는 게 관건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두산이 혈전을 치른 것이 흐뭇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뭐라고 대답해도 안 믿으실 것"이라며 "노코멘트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반대로 김진욱 감독은 "오늘 하루 쉬는 것을 위안삼을 뿐"이라며 체력적으로 지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예비고사를 치른 상황이라 경기 감각은 우리가 앞서니 정신력으로 버텨 주길 바란다"고 우위인 점을 꼽으며 각오를 다졌다.

두 감독은 서로의 약점과 강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는 등 결전을 앞두고 전력 노출을 피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선수들도 뼈 있는 말을 주고받으며 긴장감을 팽팽히 당겼다.

두산 홍성흔은 "첫사랑을 만난 듯한 설렘이 든다"면서 "라이벌전답게 멋진 승부를 벌이고, 첫사랑을 잘 어르고 달래 싸움에서 이기겠다"고 비유를 섞어 승리욕을 드러냈다.

LG 봉중근도 "한지붕 두가족 게임이 드디어 펼쳐져 우리도 설렌다"면서 "팬을 위한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강함과 강함이 맞붙는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시리즈가 몇차전까지 가겠느냐'는 질문에 양팀 선수들과 두산 김진욱 감독은 모두 4차전을 예상했지만 LG 김기태 감독만 손가락 다섯 개를 펴들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1차전 선발로 류제국을, 두산 김진욱 감독은 노경은을 각각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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