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 “메달과 상관없이 즐겁게 끝내고파”

입력 2013.10.25 (18:40)

수정 2013.10.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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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메달과 상관없이 즐겁게 맞이하고 끝내고 싶어요."

6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역사'에 도전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규혁(35·서울시청)의 열정은 여전했다.

이규혁은 25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0m 경기에서 2위(1분11초45)에 오른 뒤 "오늘 경기는 테스트하는 과정"이라면서 "더 큰 대회에 대비해 어떻게 훈련해야 효과적일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규혁은 초반 600m까지는 모태범의 기록에 앞서다 막판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면서 모태범(1분10초90)에게 1위를 내줬다.

그는 "대회가 크든 작든 선수는 1위를 하려고 경기에 나온다"면서 "모태범을 의식해 초반에 빨리 달리려고 했다"며 식지 않는 승부욕을 드러냈다.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이규혁은 어김없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월드컵 결과에 따라 소치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면 그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6회 연속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운다.

1991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어 온 그는 지난 5번의 올림픽에서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를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지만 500m 15위, 1,000m 9위에 그치면서 다시 '노메달'로 마무리했다.

아쉬움을 남긴 채 밴쿠버에서 돌아선 그는 '새로운 마지막'을 선택했다.

이규혁은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되새겨보면 마지막을 위한 준비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메달과 상관없이 즐겁게 맞이하고 끝내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진짜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그가 먼저 터득한 것은 '포기하는 법'이다.

이규혁은 "예전에는 몸 상태와 경기력이 우승에 가까웠기에 포기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지만, 지금은 조금씩 포기하며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체력과 경기력에는 여전히 자신감이 있다.

이규혁은 "주변에서 조언을 많이 받고 제 경험에서 쌓인 데이터도 있다"면서 "한 번의 기회는 오리라 생각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숱하게 경험하고 좌절도 맛본 올림픽은 이규혁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규혁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4년은 희망적"이라면서 "올림픽은 나에게 '희망'"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실패하면서 얻은 교훈도 많고 늘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준 것이 올림픽"이라면서 "소치까지 남은 3개월이 기다려진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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