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발 아파도’ 에이스 조성민 봉쇄

입력 2013.11.14 (21:33)

수정 2013.11.14 (22:35)

"발 부상 얘기하면 농구도 잘 못하면서 핑계 댄다고 할까 봐서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주장 김동욱(32·194㎝)이 '진통제 투혼'을 불사르며 팀의 시즌 첫 연승을 이끌었다.

김동욱은 14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70-54 승리를 이끌었다.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첫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또 2라운드 네 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1라운드 2승7패의 부진을 만회하는 중이다.

김동욱의 활약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빛났다.

이날 KT의 '에이스' 조성민을 맡은 김동욱은 조성민을 12점에 묶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김)동욱이가 일대일 상황에서 뚫려서 내준 점수는 거의 없을 정도로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사실 김동욱은 시즌 초반 기대했던 활약을 보이지 못해 적지 않게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이번 시즌 새로 주장을 맡은 김동욱은 13경기에서 평균 6.5점에 3.6어시스트, 3.2리바운드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서울 삼성에서 오리온스로 이적한 2011-2012시즌에 기록한 평균 13.9점에 4.4어시스트, 3.7리바운드와 비교하면 특히 득점에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게다가 오리온스가 1라운드에서 부진하면서 김동욱은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뒤집어썼다.

김동욱은 "머리가 복잡해서 농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공격적으로 하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지만 아직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왼쪽 엄지발가락 부위에 통증이 있어서 병원에 갔더니 발가락과 발바닥을 잇는 뼈에 골절이 생겼다고 하더라"며 "그 얘기를 하면 핑계 댄다고 또 욕먹을까 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최근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김동욱은 "못 뛸 정도의 통증이 아니기 때문에 진통제 처방을 받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 어느 정도 통증은 감수하고 뛰어야 한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이날 조성민을 잘 막은 것에 대해서는 "초반부터 슛 감각을 찾지 못하게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며 "앞으로도 오늘처럼 수비부터 하면서 기회가 생기면 공격도 함께하는 쪽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욱은 "팀이 초반 부진하지만 모비스에 크게 진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4쿼터 막판에 집중력이 부족해 패했다"고 분석하며 "11월 중에 승률 5할을 맞추고 3라운드부터 라운드당 5승 이상씩 거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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