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만약 예산안 처리가 16일은 물론, 연말까지도 넘기게 되면, 내년엔 올해에 준해 예산을 집행하는 '준예산'이 사상 처음 편성됩니다.
이럴 경우 내년 예산 358조 원 가운데 40% 정도인 140조 원을 쓸 수 없게 되는데요.
우선,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65만 개 일자리 사업과 보육료, 양육수당, 기초연금 등 각종 복지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또 새로 추진되는 20조 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건설, 17조 원이 책정된 연구개발사업 등이 중단돼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도 부담이 될 텐데요.
답답한 건 예산안 처리만이 아닙니다.
정기국회 석 달 동안 국회에서 민생법안은 단 한 건도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계속해서 고은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공방속에 정기국회에 들어간 여야는 사흘 전 감사원장 인준안 처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충돌을 거듭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 석달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역대 최악의 실적이란 평갑니다.
지난 해 정기국회에서는 석달동안 백여 건, 2011년에는 50여 건의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여야 갈등이 만만치 않았던 2010년에도 3건, 2008년에도 7건의 법안이 통과됐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한 건도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인터뷰> 민현주(새누리당 대변인): "민주당은 특별 대안 내놓지 못한 채 국회 일정 마비시키고 있다. 민당은 국회 일정 보이콧 중에도 말로만 민생 돌보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야당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합니다.
<인터뷰> 전병헌(민주당 원내대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회는 입법부가 아닌 통법부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통법부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
여야 대치가 해소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음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0일까지 단 한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뉴스 고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