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자산 노숙자’ 지하철서 19억 분실

입력 2013.12.03 (21:41)

수정 2013.12.03 (22:03)

<앵커 멘트>

수십억 원의 재산이 있는데도 노숙자로 생활해 온 한 50대 남성이 19억 원이 넘는 거액을 지하철에서 잃어버렸다고 신고했습니다.

알고보니 이 남성은 2년 전에도 '50억 원의 자산을 가진 노숙자'로 화제가 된 인물이었습니다.

정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8일 밤 11시쯤.

지하철 1호선 인천역 역무실 앞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한 50대 남성이 돈을 잃어버렸다며 하소연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겁니다.

서울 동대문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지갑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그 액수는 무려 19억 천2백만 원.

1억 원짜리 수표가 19장이나 있었다고 이 남자는 주장했습니다.

<녹취> 코레일 관계자(음성변조) : "밖이 소란스러워 웅성웅성해서 저희 직원이 나가봤대요. 저희 쪽에서는 철도 경찰 쪽을 연락을 해 드렸고..."

좀처럼 믿지 못했던 철도 특별사법경찰은 그가 신분을 밝히자, 수표를 모두 정지시켰습니다.

2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50억 원의 자산을 가진 노숙자'와 동일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남성은 2년쯤 전에도 새벽에 인천의 한 공원에서 잠이 들었다, 천만 원이 든 가방을 분실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이 남자는 부모에게서 수 십억 원의 재산을 물려받았지만,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경찰(음성변조) : "노숙자들 있으면 술 사주고 이렇게 그러면서 찜질방도 가고 돈이 원래 있는 사람이니까 왔다 갔다 했거든요."

철도 특별사법경찰은 단순분실이나 소매치기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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