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소 넘어뜨려 수십억 대 가축보험금 ‘꿀꺽’

입력 2013.12.04 (21:29)

수정 2013.12.06 (17:03)

<앵커 멘트>

보험사기에 동물들까지 이용되고 있습니다.

멀쩡한 소를 넘어뜨린 뒤 다친 것처럼 꾸며 수십억 원의 가축보험금을 타낸 소 사육업자과 축협 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박병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젖소가 다리가 묶인 채 발버둥칩니다.

기계식 도르레로 줄을 잡아 당기자 땅에 질질 끌려가며 숨을 헐떡입니다.

<녹취> "(이때 사진을 찍은 거예요?) 예."

소 사육업자 51살 정 모 씨는 이렇게 소 다리를 묶어 넘어뜨려 일어서지 못하게 한 뒤 사진을 찍어 골절 등으로 허위진단서를 발급 받았습니다.

여기에 다쳐서 제값을 못받고 팔았다는 거짓 매매계약서를 첨부해 축협에서 가축 재해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인터뷰> 정 모 씨(피의자) : "넘어지면 사진 찍고, 올라가는 과정 사진 찍고 그래서 갖다주면 축협직원들이 알아서..."

지난 3년간 이런 식으로 가축재해 보험금 64억 원을 챙긴 혐의로 소 사육업자와 축협 직원,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수의사 등 150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41살 김 모씨 등 축협 직원 2명은 보험사기를 유도하거나 방조해 1건당 최고 2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지급된 보험금 중 절반인 32억원은 국가보조금이었습니다.

<인터뷰> 양철민(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보험금을 지급하는 중앙회에서 현장 확인이나 감사가 없었기 때문에..."

경찰은 축협직원 김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모두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가축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병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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