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백령도 신터미널, 수십 억 들여 지어 놓고 방치

입력 2014.01.06 (21:33)

수정 2014.01.06 (22:06)

<앵커 멘트>

서해 최전선 백령도 관광을 활성화한다면서 60억 원 들여 지은 여객선 터미널이 1년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나랏돈 준다니까 일단 지어 놓고 관리는 손 놓아 버린 지자체의 무책임한 실태를 홍석우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뱃시간을 앞두고 북적이는 백령도 신항입니다.

인파 뒤로 간판도 없는 건물이 서있습니다. 지은 뒤 1년째 방치된 여객터미널입니다.

<인터뷰> "너무 휑하고, 난방 같은 것도 안 되고, 매점 같은 것도 없어서 매우 의아했어요."

물이 새 뜯어낸 천장은 몇 달째 그대롭니다.

<녹취> 여객선 매표소 관계자 : "여긴 관리실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운영해요?) 운영하는 거 없습니다. 제가 문만 잠궈주고 갑니다."

주변 마무리 공사도 부실투성입니다.

보도블록을 손으로 집어보니 하나하나 분리돼 쌓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곳곳에 지반이 내려앉아 지하실 대피소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

<녹취> 매표소 관계자 : "지하에 습기가 많아 가지고, 물이 차서 경보도 자주 울리고..."

승객 유도로 등 안전시설이 없어 배가 들어올 때마다 사람과 차량이 뒤엉켜 사고가 우려됩니다.

<인터뷰> 옹진군 백령면 : "보시다시피 공간은 넓은데 주민들이 주차할 공간은 협소해서..."

인천시는 연평도 포격 이후 정부가 서해5도 활성화에 나서자 60억 원의 예산을 타내 터미널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운영비만 매년 2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자 돈이 없다며 손을 놓았습니다.

<녹취> 인천시 관계자(음성변조) : "(관리인이) 없는 상태는 맞습니다.맞는데...그게 관리를 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직원을 뽑아야 하는 문제가 있고..."

터미널 관리를 옹진군에 넘기려 해도 운영비 문제로 애물단지일 뿐입니다.

<녹취> 옹진군 관계자 : "운영이 1년하고 끝날 게 아니잖아요. 몇십 년 지속될 거 아니에요?"

서해5도에 오는 2020년까지 지원되는 나랏돈은 약 9,100억 원.

하지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중앙정부 차원의 사후 점검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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