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강 조기탈락 맨유, 어디까지 추락하나

입력 2014.01.08 (10:45)

수정 2014.01.08 (22:52)

KBS 뉴스 이미지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추락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3-2014시즌 캐피털원컵 준결승 1차전에서 1-2로 패배했다.

맨유는 앞서 2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1-2로 지고 6일에는 축구협회(FA)컵 64강에서 스완지시티에게 또다시 1-2로 패배하면서 조기 탈락했다.

모예스 감독의 경질설마저 나도는 상황에서 맨유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뛰는 모습이었지만 결과는 물론 경기 내용 면에서도 정규리그 '꼴찌' 선덜랜드를 압도하지 못하고 끌려다녔다.

맨유가 3연패를 당한 것은 2001년 5월 이후 12년 만에 있는 일이다. 당시 정규리그 우승을 거의 확정 지은 맨유는 더비 카운티, 사우샘프턴, 토트넘과의 마지막 3경기에서 모두 졌다.

이 뿐 아니다. 모예스 감독의 맨유는 올해 연거푸 각종 무패 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맨유는 지난 9월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과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하며 35년간 이어온 웨스트브로미치전 홈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에버턴, 뉴캐슬전에서도 져 각 21년, 41년간 이어온 홈 무패 기록을 끝냈다.

알렉스 퍼거슨 전임 감독 치하의 27년간 잉글랜드 축구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맨유 팬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당초 올 시즌을 앞두고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 당분간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거대 자본의 프리미어리그 유입으로 갑부 구단주를 등에 업은 첼시, 맨체스터시티 등과는 달리 맨유는 퍼거슨 전 감독의 카리스마에 절대적으로 기대는 클럽이었다.

지난 2∼3시즌만 놓고 봐도 맨유 스쿼드가 다른 빅클럽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지만 맨유는 퍼거슨 전 감독의 지도 아래 기어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곤 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리빌딩 없이 모예스 감독에게 맨유를 물려줬다. 모예스 감독은 선수 영입에 사활을 걸었지만 친정인 에버턴에서 마루앙 펠라이니 한 명을 데려오는 데 그쳤다.

불안한 출발에도 지난해 말 6경기 연승 행진을 벌이며 본궤도에 오르는 듯 싶었던 맨유가 정초부터 3연패를 당하면서 모예스 감독의 경질을 원하는 목소리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는 벌써부터 '위기의 맨유 : 모예스 감독이 세운 12가지 저주받은 기록들'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며 새 사령탑을 흔들었다.

맨유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 34점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1위 아스널과 승점 차가 11점에 달해 사실상 정규리그 우승은 물건너 간 상황이다.

여기에 FA컵에서도 조기 탈락했기 때문에 리그컵마저 들어올리지 못한다면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23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캐피털원컵 준결승 2차전이 모예스 감독의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모예스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매우 힘든 경기였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아직 2차전이 남아있고 끝난 게 아니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