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 원흉’ 이시이 전후에 ‘박사 논문 지도’까지

입력 2014.01.22 (21:19)

수정 2014.01.22 (22:17)

<앵커 멘트>

일본은 패전 직전 생체실험 대상인 살아 있는 마루타를 모두 죽이고 증거물도 없애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생체실험을 주도했던 731부대장 `이시이'의 전후 행적을 취재했습니다.

도쿄 박재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731부대장 `이시이' 중장, 일본 패망 5일 전인 1945년 8월 10일, 이시이는 관동군 사령관으로부터 특별 명령을 받습니다.

폭약 5톤으로 731부대 모든 설비를 폭파하라. 살아있는 마루타는 전동기로 처리한 뒤 보일러로 태워 재는 송화강에 흘려버려라. 모든 증거물은 영원히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하라.

생체실험을 부인하기 위한 철저한 은폐 명령, 하지만, 이런 사실과 진실은 당시 통화를 들었던 관계자 증언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패전 뒤 `이시이'의 행적을 추적해 봤습니다.

만주에서 돌아온 뒤 종적을 감췄던 `이시이'가 살았던 곳입니다. `이시이'는 자신이 처음 생체실험을 했던 군의 학교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이시이'는 신분을 감춘 채 여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모교인 교토 의대 논문을 분석한 결과, 생체실험 자료를 활용한 1960년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니시야마 가쓰오(시가의대 명예교수):"논문 위에 이름을 같이 올릴 때는 그 연구를 함께 한 공동연구자(이시이)만 쓸 수 있습니다."

도쿄 한국학교 바로 옆의 한 사찰, `이시이'가 묻힌 곳입니다.

잔악한 범죄를 저지른 `이시이'의 무덤 앞에는 어이없게도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세계인류가 평화롭기를.

도쿄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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