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아’ 도 넘은 행태…해경 간부가 ‘협회’ 근무

입력 2014.05.13 (21:08)

수정 2014.05.13 (22:17)

<앵커 멘트>

해경이 민간단체인 해양구조협회 각 지부에 현직 경찰관들을 상근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퇴직 해경 간부가 주축인 사무국장의 지시를 받으며 회원 모집 등의 일을 했습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해양경찰서에 들어선 해양구조협회 지부 사무실.

협회 직원은 없고 현직 해경 간부 등 두 명이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녹취> 해경 간부(해양구조협회 파견) : "(사무국장이 업무 자체를 잘 모르다 보니까...사무국장이 해경 경정 출신인데 업무를 모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뭐 전혀 모른다고 볼 순 없겠지만..."

해경 유관 업체들을 상대로 협회 회원을 모집하는 것도 이들의 몫입니다.

업체들은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회비가 부담스럽지만 현직 경찰관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녹취> 해양구조협회 가입업체 관계자 : "자발적으로 내라 그러지만, 현직이 와서 그 얘기를 하면 안 해줄 수가 없다고..."

전체 17개 가운데 16개 해양경찰서가 해양구조협회 지부에 현직 경찰관을 상근 직원으로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해경 관계자 : "(협회에서) 업무 요청이 있을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이 있었습니다."

해양구조협회 주요 간부 가운데 해경 출신은 모두 7명.

이들의 자리 만들기에 현직을 동원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녹취> 해양구조협회 회원사 관계자 : "훈련을 한다든가 모임을 가져본 적은 없고, (퇴직) 해경 일자리만 만들려는 거예요."

KR, 즉 한국선급 역시 지난해 자회사인 iKR을 만들면서 직원 11명을 임의로 파견했다 해수부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iKR 역시 한국선급 전 회장이 사외이사, 전 본부장이 대표를 맡는 등 퇴직자들이 주축이 된 회사입니다.

<녹취> 한국선급 관계자 : "파견된 직원들은 (해수부) 지적에 따라 복귀됐습니다."

퇴직 후 자리 챙기기도 모자라 현직자까지 본업이 아닌 일에 동원하는 이른바 '해피아'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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