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보다 도수 높은 구강청결제

입력 2014.07.16 (12:06)

수정 2014.07.17 (08:28)


지난 2012년 구강청결제를 삼킨 한 30대 남성이 음주단속에 걸렸다. 술 한 방울 마시지 않았는데도 음주측정 결과가 면허정지 수치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농도 0.073%가 나온 것이다. 최씨는 혈액 채취 등을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칫솔질을 할 수 없을 때나 입안에 청량감을 주기 위해 휴대가 간편한 구강청결제 사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제품은 대표적인 충치 유발 원인균인 뮤탄스균 살균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제품은 주류(소주)에 가까운 15% 이상의 알코올을 함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마트와 약국 등에서 판매되는 15개의 구강청결제를 대상으로 뮤탄스균 살균력, 성분 분석, 사용 안전성 및 편리성 등을 시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오늘(16일) 밝혔다.

시험 대상 제품은 동아제약의 '가그린 레귤러' 등 3종, 아모레퍼시픽의 '송염 마우스워시', 유한양행의 '유한 덴탈케어가글 마인드' 등 2종, CJ라이온의 '시스테마 덴탈워시 메디칼 마일드' 등 3종, LG생활건강의 '페리오 46cm 가글 아이스쿨민트' 등 4종, 실란트로의 '덴티스테 내츄럴 오랄린스', 한국존슨앤드존슨의 '리스테린 티쓰 앤드 검 디펜스' 등이다.

이중 '가글린 레귤러', '유한 덴탈케어가글 스트롱' 등 10개 제품은 뮤탄스균 살균효과가 높았다. 반면 '유한 덴탈케어가글 마일드’, ‘시스테마 덴탈워시 메디칼 마일드’, ‘덴티스테 내츄럴 오랄린스’ 등 5개 제품은 뮤탄스균 살균력이 99.9%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구강 내 충치발생 위험도를 측정하는 대표 지표군으로 뮤탄스균을 사용한다.

알코올 함량을 확인해보니, 총 12개 제품이 2.6~18.6%까지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었다. 이중 3개 제품(가그린 스트롱, 유한 덴탈케어가글 스트롱, 리스테린 티쓰 앤드 검 디펜스)은 알코올 함량이 15% 이상으로 주류(소주) 수준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들 제품 모두 알코올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타르색소는 '송염 마우스워시' 등 4개 제품이 1~3가지 성분의 타르색소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들 제품 모두 타르색소 사용을 표시하고 있지 않았다.

시험대상 제품의 1회 사용량 당 가격은 102~253원으로, 제품 간 최대 2.5배 차이가 났다.‘가그린 레귤러’는 1회 사용량 당 가격이 102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리스테린 티쓰 앤드 검 디펜스’는 253원으로 가장 비쌌다.

치아 부식 평가와 중금속 및 미생물 오염도, 살균보존제 성분·함량 등과 관련해서는, 모든 제품이 기준에 적합하거나 불검출로 나타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다.

소비자원은 "제품 대부분이 알코올 함량과 타르색소 사용 여부 등에 대한 표시가 없어 관련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어린이 안전을 위한 안전 용기, 1회 사용량이 표시된 계량용기 도입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