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세계의 화약고, ‘인종 갈등’…한국도 인종차별국?

입력 2014.08.20 (21:23)

수정 2014.08.20 (22:10)

<기자 멘트>

앞서 보신 것처럼 미국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Hands Up, Don 't Shoot!'

손을 들었으니, 제발 쏘지 말라는 이 구호는 유색 인종을 향한 경찰의 가혹한 진압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미주리 작은 도시에서 시작된 시위, 이젠 미 전역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까지 나왔지만 미국은 200년 동안 계속된 '인종차별'의 늪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먼저, 김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버락 오바마(대통령) : "차별의 고통이 여전히 미국에서 느껴집니다."

구조적 불평등을 없애겠다던 첫 흑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컸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건 별로 없었습니다.

유색 인종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은 그대로입니다.

흑인 소년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직원.

소년은 늘 겪는 일입니다.

<녹취> "계속 따라다녀요. 제가 뭘 훔친다고 생각해요."

백인 전용 식수대를 놓은 한 공장, 1950년대가 아니라 지난 6월입니다.

<녹취> 백인 상사 : "여기 백인전용 표지판이 필요해."

<녹취> 흑인 직원 : "내가 이 물을 마시면 어쩔 건데요?"

<녹취> 백인 상사 : "니 목을 매달 거야."

일상적인 차별은 쌓이고 쌓여 참사를 부릅니다.

편의점에서 나온 흑인을 수상하다며 총으로 쏘고 13살 흑인 소년은 강도로 의심한 백인 노인의 총에 숨졌습니다.

<인터뷰> 전문가 : "흑인 대통령이 있다고 해서 거리에서 발생하는 인종차별과 편견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그 바탕엔 두 배가량 차이 나는 소득수준, 교육의 불평등, 나아가 일방적인 권력 구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퍼거슨 시 역시 유색인종이 다수이지만 시 의원의 거의 전부, 경찰의 90%가 백인입니다.

'여럿이 모여 하나'….

미국의 건국이념은 끊임없는 인종 차별 사건 속에 헛된 외침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국제축구연맹, 피파가 주관하는 경기에 항상 등장하는 표어죠.

'우리는 인종주의에 반대한다.'라는 뜻입니다.

이 구호, 과연 잘 지켜질까요?

독일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자축연 장면인데요, 뜻은 이렇습니다.

남미 사람들은 항상 허리를 구부정하게 해서 걷지만 독일인들은 이렇게 꼿꼿이 걷는다는 겁니다.

이 모습을 본 남미인들, 독일이 나치시대의 인종차별주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발끈했습니다.

스포츠뿐일까요?

가자지구 공습으로 20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의 모습 한 번 보시죠.

스데롯산 정상인데요.

가자지구에 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을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말 그대로 '관람'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누리꾼들, 인종을 아예 말살하려는 '악마의 모습'이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민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에서는 제3세계 이주민들을 거부하자는 전단이 최근 대량 뿌려지고 있고요.

'조선인은 기생충'이란, 입에 담기 힘든 말까지 나오는 일본 극우단체의 '혐한 시위', 이를 방기한 일본 정부에 대해 UN이 강력 경고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국내 거주 외국인 150만 시대, 인종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계속해서 홍성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방송에 소개된 이른바 '흑형 치킨'입니다.

<녹취> "이게 이태원 치킨이라고 해서 흑형 치킨으로 부른데요."

검은색 양념을 발랐다고 '흑인 형'의 줄임말인 '흑형'이란 이름을 붙인 건데, 한 외국인이 항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인터뷰> 수만(인도인) : "차별 느낄 수 있어요. 흑인하고 백인 두 단어 되게 뭐라고 할까, 낮게 (느끼게) 하는…."

최근 한 프로 야구선수는 한 흑인 투수에 대해 '얼굴이 까매서 이가 유난히 하얗다'고 말해 해당 선수가 이른바 '말조심' 티셔츠를 만들어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더욱 노골적입니다.

수시로 욕설을 듣고….

<녹취> 한국인 직원 : "야! 손가락질을 해! 죽고 싶냐! 너 나한테 손가락질했어."

임금 격차도 심합니다.

<인터뷰> 킴쌈밧(캄보디아인) : "시간도 돈도 많이 달랐었어요. 우리는 일 많이 힘들었어요."

우리나라는 '외국인노동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률이 OECD 국가 중 거의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완(아시아인권연대 대표) : "다른 인종과 살아본 경험이 적다 보니까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나 기준이 없고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다른 외국 사례처럼 심각한 사회문제로…."

유엔은 2년 전 인종차별을 범죄화하도록 우리나라에 법 개정을 촉구했지만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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