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만날 수 없는 탈북민과 이산가족들은 어제 임진각을 찾아 차례를 지냈습니다.
헤어진 가족들의 품에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이들을, 이하경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철조망이 막아선 임진각 망배단 앞에 차례상이 놓였습니다.
열일곱에 홀로 남쪽으로 온 안원직씨는 올 추석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안원직(81세) : "망향의 한을 안고 오는거죠. 해마다 그렇게 오는 거예요."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지내는 합동 차례지만, 절절한 그리움은 해가 갈수록 더 또렷해집니다.
<인터뷰> 박상운(82세) :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나도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요. 갈 날이."
45번째를 맞은 어제 실향민 합동 차례엔 탈북 청소년 20여 명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이 00(탈북 청소년) : "고향 생각 엄청나고, 부모님들 몰래 왔으니까, 죄스럽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산가족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우리 정부의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한 북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류길재(통일부 장관) : "분단 70년이 다가오면서, 매년 수 천명의 이산가족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계십니다."
합동차례와는 별도로 임진각을 찾은 일부 탈북민들은 철조망에 통일의 염원을 담은 리본을 달며, 사무치는 그리움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