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에이스 앤디 밴헤켄(35)이 외국인 선수로서 5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며 최고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밴헤켄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효표 278표를 얻어 득표율 86.6%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2009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이끌었던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 이후 5년 만이다.
밴헤켄의 득표율 86.6%는 2002년 틸슨 브리또(삼성)의 82%를 넘어서는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올 시즌 밴헤켄은 20승 6패, 평균자책점 3.51로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이후 7년 만에 2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다승왕에 올랐다.
승률(0.739)과 탈삼진(178개)은 2위, 평균자책점은 3위에 오르는 등 최고 투수의 칭호를 받기에 충분한 한 해를 보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 출장해 13이닝 3자책으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07로 제 몫을 다했다.
이날 밴헤켄은 부인 앨리나와 함께 시상식장을 찾았다. 시상식에 앞서 그는 "구단으로부터 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아내와 함께 왔다"며 "좋은 자리에 와서 영광이다. 내가 봐도 확률이 높은 것 같다"고 웃었다.
투표 결과가 발표되고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밴헤켄은 시상대에 올라 "영광이다"며 선수단, 감독, 프런트,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한국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줬던 브랜던 나이트에게도 감사하다"며 옛 동료를 떠올린 다음 "마지막으로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통역을 잘하는 브라이언도 고맙다"며 곁에 있던 넥센 구단 통역 직원을 향해 미소를 보냈다.
밴헤켄은 이달 초 넥센과 총액 80만 달러(약 8억9천만원)에 재계약해 1년 더 넥센 유니폼을 입는다.
어쩌면 다음 시즌엔 유격수 강정호가 해외로 나가고 없을 수도 있기에 넥센으로서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밴헤켄은 시상식을 마치고서 "강정호가 없으면 분명히 큰 손실일 것"이라면서도 "누군가 유격수 자리에 설 것이고 넥센은 다시 플레이오프에 나갈 것이다. 우리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넥센이 새로 영입한 브래드 스나이더와는 시즌 중 두 번 정도 대화를 나눴다"며 "팀에 도움이 될 선수다. 공격력을 강화해줄 것"이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