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프로 20년째, 야구 더 소중해졌다”

입력 2014.12.09 (19:03)

수정 2014.12.09 (19:08)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이승엽(38·삼성 라이온즈)이 개인 통산 9번째 황금장갑(1루수 7번, 지명타자 2번)을 손에 넣으며 한국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개인 최다 수상 기록을 바꿔놨다.

프로 입문 20년째, 자신에게 안긴 값진 선물이었다.

이승엽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양준혁과 한대화를 넘어 최다 수상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시상식이 끝난 뒤 이승엽은 "많은 상을 받았고 높은 자리에도 올라봤지만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나이가 들면서 야구가 더 소중해졌다. 지금 이 순간도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390홈런을 쳤다. 8년 동안(2004∼2011년)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내 무대를 떠났음에도 한국 야구의 홈런 기록을 모두 세웠다.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3년 56개)도 그의 몫이다.

2002년과 2012·2013·2014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우승의 감격도 여러 번 누렸다. 그러나 이승엽은 "지금도 좋은 성적을 내고, 팀 우승의 순간을 함께하고픈 욕심이 있다"고 했다.

나이가 들고,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면서 야구에 대한 소중함이 더 깊어졌다.

이승엽은 "지난해 극도로 부진한 시즌(타율 0.253·13홈런·69타점)을 보내면서 야구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졌다"며 "은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한 시즌, 한 경기, 한 타석이 더 소중해졌다. 점점 야구의 소중함이 깊어진다"고 말했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올해로 프로 20년째(일본 포함)를 맞이했다. 이승엽은 "정말 오래 야구했다"고 웃으면서도 "그런데 점점 야구가 좋아지니 더 오래 선수로 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물론 이승엽은 '상징'으로 남는 걸 거부한다. 이승엽은 "선수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늘 좋은 성적을 올리고자 노력한다"며 "나도 그라운드에 서면 후배들과 같은 한 명의 선수다. 단지 오래하는 게 아닌,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오래 뛰는 것이 더 구체적인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가장이자, 사회 명사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

이승엽은 "어제 막내(은준)이가 조금 다쳤다. 그런데 아버지로 특별하게 해 준 게 없다. 그만큼 집안일은 아내(이송정 씨) 혼자 책임졌던 것이다"라며 "그 미안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시상식에서 '은혁아, 은준아 아빠 상 받았다. (아내)송정아,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젠 가장으로서도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승엽은 조심스럽게 '기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정말 오래전부터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았는데 지속적인 기부를 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지난해 지인들과 '청나래'라는 기부 모임을 조직했다. 이 모임을 통해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당연히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경기장 밖에서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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