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종료 후 누구보다도 바쁜 겨울을 보냈을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이 최고의 상을 받으며 길었던 '시상식 시즌'을 마무리했다.
서건창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최다 득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기대 이상의 연봉을 챙겨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는 수상 소감으로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올겨울 줄잡아 10개가 넘는 상을 받으러 각종 시상식에 다니면서 본의 아니게 수도 없이 수상 소감을 연습한 결과다.
서건창은 이날 넥센과 내년 연봉 계약을 하면서 올해 연봉 9천300만원에서 무려 2억700만원이나 오른 3억원에 사인했다.
서건창은 "수상 소감으로 같은 말만 하는 것 같아서 식상할까 봐 걱정도 된다"며 "(연봉 이야기는) 제가 느낀 그대로 말한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야구든 무엇이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성적을 내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며 "그걸 제가 몸소 느끼고 있다. 동시에 큰 책임감도 생긴다"고 달라진 위상을 체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여러 상 가운데서도 이날 받은 골든글러브는 매우 특별하다고 했다.
그는 "모든 상이 크고 의미가 있지만 한 해의 '베스트 나인'을 뽑는 골든 글러브가 가장 영광"이라고 자신의 손에 올려진 황금 장갑을 어루만졌다.
서건창은 올 시즌 역대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밟아 골든글러브 최고 득표율에 대한 주변의 기대도 키웠다.
그러나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24표)에게 표가 분산되면서 득표수 292표, 득표율 91%를 기록해 유격수 부문의 강정호(305표·95%)에게 미치지 못했다.
서건창은 "2루에는 나바로 등 좋은 선수가 많은데 정호 형은 유격수 부문에서 독보적이지 않느냐"며 "최고 득표율 같은 것은 욕심은커녕 생각도 안 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연말 시상식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서건창은 이제 내년 시즌을 바라본다.
서건창은 "시상식에 오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를 받을 수 있어서 휴식은 충분히 했다"며 "훈련은 틈틈이 해왔는데 이제 완전히 훈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