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의료생협’ 악용 심각…1,500억 ‘꿀꺽’

입력 2014.12.09 (21:23)

수정 2014.12.09 (21:52)

<앵커 멘트>

의료생활협동조합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주민들이 주치의 역할을 할 의료기관을 협동조합 형태로 만든 것인데요.

조합원 3백명과 출자금 3천만원의 요건만 갖추면 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다보니 현재 380여곳이 운영중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의료생협 이름만 걸고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면서 과잉진료 등 이익만 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의료생협 간판을 걸고 운영하는 한의원.

무료 점심을 미끼로 일반인들을 끌어들여 필요없는 처방을 하고 심지어 병원 직원에게 침을 맞게해 돈을 챙겼습니다.

<녹취> 심준보(경사/대전경찰청 수사과) : "왜 아프지도 않은데 왜 침을 맞으러 옵니까? 원장님이 강요를 해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의료생협의 설립 인가 서류.

조합원 신청서 글씨체가 똑같습니다.

의료생협 이사장이 조합원 출자금의 절반을 대납하고 가짜 서류로 인가를 받은 겁니다.

<인터뷰> 이윤학(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 차장) : "한 사람이 조합을 만들어서 (편법으로)가입시키는 거꾸로 된 형태다 보니까 이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형태가 되고 있습니다."

무늬만 의료생협으로 인가받아 적발된 사무장 병원은 49곳.

이사장이 조합 돈으로 고급차를 타거나 자신이 차린 회사에서 의료기기를 납품받는 식으로 병원 돈을 빼돌렸습니다.

<인터뷰> 곽순헌(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 "진정한 조합원들 내지 환자들의 건강을 우선으로 하는게 아니라 수익이 최우선으로 결정이 되는 그런 폐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부당 청구 진료비 1,510억원을 환수 방침을 밝힌 당국은 의료생협 인가 기준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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