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타결이 선언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우리는 베트남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화장품 등 소비재 시장을 연 반면 새우를 비롯한 우리 농수산품 시장을 내준 것으로 평가된다.
상품 분야에서는 한-아세안 FTA에서 개방되지 않았던 승용차(3천cc 이상)와 화물차(5∼20t), 자동차 부품, 화장품, 화장용품, 생활가전(냉장고·세탁기·전기밥솥) 등이 새로 개방됐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면직물, 편직물 등은 3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고 믹서기, 자동차부품, 전선, 전동기, 합성수지 등은 5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사라진다.
철도차량부품과 선재, 원동기는 7년, 타이어, 승용차(3천cc 이상), 화장품, 전기밥솥, 에어컨 등은 10년 관세철폐 대상이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한류 바람을 타고 우리 화장품과 전기밥솥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이번 FTA가 이들 제품의 수출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여기에 국내 산업의 중추 수출품목인 승용차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시장도 개방대상에 포함돼 업계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반면 우리 측에선 새우를 비롯한 농수산물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정부가 국내 농수산업 보호를 위해 양허 제외나 저율관세할당, 장기관세철폐 등 다양한 예외수단 동원했지만 협상 과정상 일부 양허가 불가피했다.
이중 새우는 국내 업계의 민감성을 반영해 저율 관세할당(TRQ)을 적용했지만 최대 1만5천t(1억4천만달러)까지 무관세 대우를 부여하기로 해 한-아세안 FTA에서 부여된 물량의 약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쌀은 협정대상에서 제외됐고 고추나 양파, 녹차 등 주요 농수산물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했지만, 망고와 구아바 등 열대과일과 마늘, 생강 등의 품목은 국내 시장이 개방된다.
서비스 분야에선 건설, 도시계획·조경, 기타 기계·장비임대 분야를 추가 개방해 베트남의 건설 시장 진출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
앞으로 베트남이 제3국과 네거티브 방식의 서비스 협상을 체결할 경우 네거티브 방식의 후속협상을 보장해 추가 시장 개방 기회를 확보했다.
서비스 챕터에 금융, 통신 부속서를 마련, 투명성 조항 및 금융분야 인허가 180일내 처리 등을 규정함으로써 현지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 지역에 확산하는 한류와 관련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조항들도 포함됐다.
콘텐츠 복제에 대해 권리자에게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고 음반제작자에게 음반사용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부여하는 등 콘텐츠 보호에 주력했고 협력 챕터에도 문화관련 협력 규정을 포함시켰다.
베트남은 이번 한-베트남 FTA에서 처음으로 전자상거래를 독립 챕터로 포함시켰고 품목별 원산지 기준도 한-아세안 FTA보다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