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업에 휘청이는 자치단체…파산 위기

입력 2014.12.14 (07:19)

수정 2014.12.14 (08:02)

<앵커 멘트>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들어오는 돈은 적고 쓸 곳은 많다보니 앞다퉈 '지방채'를 발행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다한 부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파산 위기로 내몰리는 자치단체도 늘고 있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

강원도 태백 오투리조트입니다.

태백관광개발공사가 4천 4백억 원을 투자했지만,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공눈 만들 돈 20억 원이 없어 올해는 스키장 운영까지 포기했습니다.

​현재 빚만 3천 6백억 여 원.

부채 비율 16,600%. 자본금보다 빚이 166배나 많습니다.

​​​ <인터뷰> 유태호(태백지역현안대책위원장) : "(태백시가 자체적으로 쓸수 있는) 가용 예산이 3~4백억 원 안팎인데 2백억 원 정도를 부채를 상환하는데 쓰다보니까 지역경제가 엄청나게 많이 침체되고..."

초대형 사업인 평창 동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전까지 강원도는 수 천억 원의 빚을 내야할 상황입니다.

재정문제로 경기장 건설이 지연되자 IOC가 썰매 종목의 일본 분산 개최를 제안하기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조규석(동계올림픽추진본부장) : "경기장의 경우에는 75%가 국비 지원돼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강원도의 힘만으론 사실상 개최가 어렵습니다."

아시안게임 준비에만 1조 원 넘게 빚을 진 인천광역시는 출산장려금 등의 내년도 복지 예산이 줄줄이 삭감될 처집니다.

​​​​<인터뷰> 이한구(인천광역시 시의원) : "민생,복지 사실상 이런 예산을 30~70% 감액하는 예산안이 의회에 올라와서..."

이처럼 무리한 사업 투자와 국제 행사 유치는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 재정을 옭아매고 있습니다.

재정자립도가 50% 미만인 곳은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0곳.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48%인 ​110여 곳은 재정자립도가 30% 미만입니다​

세수는 적은데 사업을 벌이다보니 자치단체마다 빚을 냅니다.

최근 5년간 자치단체가 승인받은 지방채 추가 발행액은 3조 6천 5백억 원입니다.

​절반 가까이가 인천아시안게임과 광주 유니버시아드, 영암 F1 등 국제 스포츠이벤트 예산입니다. ​​

스포츠사업에 대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한 이윱니다.

​ 급기야 정부는 3년 안에 채무가 50% 이상 추가로 생길 가능성이 높은 자치단체에 '긴급재정관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기홍(서울과학기술대 교수) : "국가가 개입하지 않으면 도저히 회생이 불가능한 이런 단체를 국가가 지정해서, 회복시킨다는..."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정부가 누리 과정 등 복지 예산을 자치단체에 넘기고, 재정난 책임을 묻고 있다며 반발합니다.

​과다한 부채로 파산 위기에 몰리는 자치단체가 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담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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