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전선동 지침’ 확인…노래·영화 제목까지 적시

입력 2014.12.14 (21:15)

수정 2014.12.14 (22:47)

<앵커 멘트>

북한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언론 매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선전 선동 지침'의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송에 내보낼 노래와 영화 제목까지, 아주 구체적인 지시가 문건에 담겨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조성된 긴장 국면, 이어 한미연합 훈련이 시작되자 북한은 사상 유례 없는 '1호 전투태세'를 발령해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다음 날인 3월 27일, 김정은이 하달한 비준과업 문건입니다.

신문과 통신을 통해 군의 결전 상태를 보여주는 기사와 사진을 연속으로 내보내라고 지시합니다.

또 각 단위의 전투동원 태세를 의도적으로 집중 편집하라고 강조합니다.

당시 노동신문을 찾아봤습니다.

실제로 미사일과 탱크 부대, 북한군 사진이 크게 실렸고 관련 사설과 각계 반향이 연일 지면을 가득 메웠습니다.

TV 방송에 대해서는 자원 입대하는 청년들과 위장망 친 차량 등을 집중적으로 내보내 전시 분위기를 고조시키라고 지시합니다.

방송에 내보낼 김정은 사수 주제의 노래와 영화 제목까지 명시하면서 당분간 오락물 등의 상영은 금지했습니다.

<녹취> 이주철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 "북한의 호전적인 언론보도는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치밀하게 기획하고, 최고 권력자의 지시를 받아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북한의 선전 매체들은 최근 유엔의 인권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각본에 짜맞춘 듯한 유사한 보도 행태를 되풀이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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