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엊그제 예식장 식권 빼돌리기 실태를 보도해드렸는데요.
파견업체 측에서 예식장 측의 요구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식권을 빼돌릴수밖에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장에 몇 만 원씩 하는 식권을 예식 때마다 많게는 50장씩 빼돌려온 사람들, 예식의 축가와 연주 등을 대행해주는 파견업체 직원들입니다.
<녹취> 식권 수납 직원 : "저는 오늘 처음 와서 잘 몰라요."
취재진이 만난 예식 파견업체 사장은 상당수 예식장이 파견업체에 식권을 빼돌려줄 것을 요구한다며 '을'의 위치에 있는 자신들로선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예식 파견업체 대표 : "A라는 업체가 식권 10장, B라는 업체가 20장, C라는 업체가 30장을 빼돌린다고 하면 예식장에선 C업체를 쓰는 거죠."
파견직원들의 사정은 더 딱합니다.
이들이 예식 진행을 돕고 받는 돈은 회당 2,3만 원.
통상적인 금액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식권을 빼돌려주고 받는 일종의 보상금으로 부족한 보수를 알아서 보충하는 형편입니다.
<인터뷰> 예식장 파견 직원 : "기본 임금을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식권 빼돌리기'로 인해서 받아야 되는 임금은 더 적어지고 그러다보니까 식권을 더 많이 쟁취해서 돈을 더 많이 받으려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예식장 측도 식권 빼돌리기를 통해 부당이익을 본 사실을 인정합니다.
<녹취> 예식업체 간부 : "노골적으로 그렇게(식권 빼돌리기를) 하라고 하진 않지만 파견업체들도 저희 쪽에 좀 잘 보이려고 하는 의무감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어요."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우선 혼주들의 식권을 상습적으로 빼돌려온 혐의가 포착된 경기도 안산 모 예식장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이어 주변의 다른 예식장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키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