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예식장에서 하객들에게 나눠줘야 할 식권을 빼돌리는 정황이 K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파견업체 직원들이 하객을 가장해 식권을 빼돌렸는데, 혼주들 피해가 수백 만 원에 이릅니다.
현장추적,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산의 한 예식장.
남성 한 명이 축의금 접수대에서 식권을 받습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식권을 예식장 직원에게 제출하고 문서에 사인합니다.
또 다른 남성도 식권을 들고 가더니 역시 같은 장소에 갖다 냅니다.
<녹취> "(이거(식권) 더 가져오신 거 맞죠?) 예 열장...한시 반 거(예식) 맞아요."
이 예식장에서 일하는 파견업체 직원들인데, 하객을 가장해 식권을 받아와 예식장 측에 갖다주는 겁니다.
<녹취> 식권 수납 직원 : "(이걸 받아서 놔두는 거예요, 이렇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식권을) 갖다주는 거예요"
이들이 직접 작성한 문건입니다.
축가 가수와 연주자, 사회자 등이 매 예식마다 50장 안팎의 식권을 받아낸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뷔페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식권은 보통 한 장당 4만 원선.
50장을 빼돌리면 예식장이 200만 원가량을 그냥 챙기는 셈입니다.
<녹취> 예식업계 관계자 : "이게(식권이) 돈인 거죠. 범죄죠. 범죄. 돈을 가져오는 거죠."
예식업체 측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발뺌합니다.
<녹취> 00예식장 임원 : "4~5장을 그렇게 해가지고 태우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정도까지 가져가는줄은 솔직히 파악을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조직적인 식권 빼돌리기가 어느 한 예식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식권을 빼돌려 갖고 오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녹취> 예식업계 관계자 : "3천 원에서 5천 원까지 환산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일보다 식권 받는 걸로 돈을 더 많이 (벌어요)."
혼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박00('식권 빼돌리기' 피해자) : "식권 8장만 주세요 하는데 안줄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저희한테 받아간 거를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면 결국 뻥튀기 밖에 안되는 거예요."
경삿날, 경황없는 혼주들이 속는 줄도 모르고 돈을 뜯겼습니다.
현장추적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