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생활고에 시달리던 남성이 서울의 한 구청에서 투신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복지 지원 혜택을 받으려고 구청을 찾았지만 여의치 않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세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성탄절 전날 한 남성이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생활비가 없어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기 위해 구청을 찾았던 58살 이 모 씨입니다.
이 씨는 내년 2월 공공근로 순번이 돌아올 때까지 긴급 복지 지원을 받으려 했지만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구청 담당 부서 관계자(음성변조) : "고용임금확인서'라고 있어요. 제출 요구를 하니까 이런 자료를 (용역업체에) 요구를 하면 다음에 일하는 데 (불이익이 있을까봐) 부담을 느끼신 것 같아요."
기초생활수급자였던 이 씨는 매달 40,50만원 정도를 받았지만 늘 생활비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이 씨는 지난 5월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를 포기하고 일용직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이씨는 겨울이 되자 일거리가 없어 월세도 제때 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 씨는 구청을 찾았다가 긴급복지지원이나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김진수(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교수) : "수급을 받다가 공공근로를 하겠다는 건 굉장히 적극적인 삶을 살겠다는 거거든요. 근데 제도간의 연계가 안된거예요."
올해 초 이른바 '세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 씨와 같은 사람들에 대한 지원안이 마련됐지만 실제로 지원을 받기는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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