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진 이동준 “벤치서 생각 많았다”

입력 2014.12.30 (22:20)

수정 2014.12.30 (22:22)

"한국 와서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서 묘했어요."

올 시즌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던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이동준(34)이 오랜만에 폭발하고서 한 말이다.

이동준은 30일 경기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21점을 넣으며 팀의 72-71 진땀승에 힘을 거들었다.

이동준이 두자릿수 점수를 올린 것은 3일 부산 KT전 11득점 이후 거의 한 달만이다.

10월15일 KGC인삼공사와의 첫 맞대결에서 24점 득점하고서 올 시즌 한 경기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넣기도 했다.

KBL에서 8번째 시즌을 맞는 그에게 올 시즌은 유달리 혹독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활약이 미미했기에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말이 오히려 적절할 정도였다.

걸출한 신인 빅맨 김준일이 들어서면서 이동준의 출전 시간은 줄었다.

이전 시즌까지 평균 최소 20분 이상은 뛴 그는 지난 시즌 삼성에서는 평균 30분30초를 소화한 주축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14분24초로 뚝 줄었다.

2011-2012시즌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경기당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평균 득점은 6.25점으로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이날만은 달랐다.

오랜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이동준은 1, 2쿼터에 깔끔한 중거리슛을 연속해서 림에 꽂으며 전반에만 19점을 뽑았다.

전반 득점 기록을 들은 이동준은 "생각보다 많이 넣었다"며 "요즘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동준은 "요즘 출전 시간이 많이 없어서 체력 훈련도 많이 하고 D리그 경기도 나가고 있다"며 "감이 없어질까 봐 슛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마음고생 한 흔적도 살짝 드러냈다.

이동준은 "솔직히 처음에는 D리그에 가기 싫었다"며 "그래도 경기 감각 쌓는 데 도움도 많이 됐고 경기를 뛰어보니까 재미있다"고 고백했다.

신장 200㎝에 중거리 슛 능력이 좋은 그는 줄곧 소속팀에서 주요 자원이었다.

올 시즌처럼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은 적은 이동준으로서도 처음이었다.

이동준은 "한국 와서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묘했다"며 "속상한 것보다도 내가 뭘 해야 하는지를 벤치에서 많이 생각했다"고 담담히 전했다.

후배인 김준일에게 출전 기회가 밀렸지만 이날 함께 선발로 나선 것처럼 함께 뛰면 자신도 더 탄력받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동준은 "준일이랑 뛰면 무조건 미스매치가 나서 포스트업 하기 편하다"며 "상대 빅맨이 주로 준일이를 막고 있어서 제게는 제가 좋아하는 자유투 라인 중거리슛 기회가 많이 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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