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499승 비결? 오래했기 때문!”

입력 2015.02.15 (14:44)

수정 2015.02.15 (17:14)

KBS 뉴스 이미지
유재학(52) 울산 모비스 감독은 15일 프로농구 정규시즌 경기 전에 자기 얘기가 나오는 것을 자꾸 꺼렸다.

유 감독은 이날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SK와의 홈경기에서 이기면 KBL 사상 최초로 5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전인미답 고지와 관련한 질문이 자꾸 나오자 유 감독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500승을 생각하겠느냐"며 "이 자리에 있다면 누구도 그 생각을 하지 않을 것, 아니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전은 유 감독의 500승 도전이기도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대진을 결정하는 토대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일전이기도 했다.

선두 모비스는 8경기를 앞두고 1.5경기 차로 SK에 앞서는 데다가 3위 원주 동부에도 2경기 차로 추격을 당하고 있다.

프로농구 포스트시즌에는 1, 2위가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3∼6위는 1회전인 6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모비스는 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베테랑들을 주축으로 기용하는 구단이라서 3위로 떨어지면 많아지는 경기 수가 챔피언을 향한 길에 큰 차질이 된다.

유 감독은 "오늘 경기가 54경기 가운데 한 경기일 뿐이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지만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 않다"고 부담을 토로했다.

물론 유 감독은 이 부담은 승부의 중요성 때문이지 자신의 500승 도전 때문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유 감독은 무려 499승까지 쌓은 비결을 묻는 말에도 "늘 말해오고 있듯이 오래 감독 생활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나오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무릎 부상으로 28세에 선수생활을 그만두고서 프로농구 원년부터 대우증권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유 감독이 1998년 5월 대우 사령탑에 선임됐을 때 그의 나이는 겨우 35세에 불과했다.

그는 "감독으로 치른 첫 경기의 상대는 SBS였는데 마지막에 하프라인에서 공을 잘못 건네는 바람에 2점 차로 졌다"고 먼 옛날 경기를 어제처럼 기억했다.

유 감독은 대우, 신세기, SK, 전자랜드를 거쳐 2004-2005시즌 모비스로 이적했다.

그러고는 지난 시즌까지 10시즌 동안 무려 네 차례나 모비스를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은, 금메달 획득을 지휘하는 등 국가대표 사령탑으로도 저력을 발휘했다.

유 감독은 500승을 바라보는 장수 사령탑의 비결을 묻는 말에 승리 성적이 전제돼야 한다고 일반론을 강조했다.

그는 499승 384패를 기록, 전창진 KT 감독(423승 302패)에 이어 300승 이상 사령탑 가운데 승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플레이오프 전적에서도 40승31패를 기록, 전창진 감독(41승33패)에 이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다.

유 감독은 워낙 전술, 전략이 다채로워 '만수(萬數)'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며 "좋은 인간관계 덕분에 지금까지 오래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단과의 관계 등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만 모두 할 수도 없고 구단이 원하는 대로만 끌려갈 수도 없는 게 감독"이라며 "접점을 찾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잘 해나가는 게 장수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