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승’ 유재학 “한때 다승 기록 부끄러웠다”

입력 2015.02.15 (16:45)

수정 2015.02.1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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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52) 울산 모비스 감독은 프로농구에서 사상 첫 사령탑 500승을 달성한 뒤에도 표정이 담담했다.

유 감독은 1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프로농구 2014-2015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이긴 뒤 "나는 참으로 운이 좋은 남자"라고 말했다.

금방 해임될 것 같은 사령탑 시절이 무려 17시즌이나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최다승, 500승 감독이 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유 감독은 "한때 승률이 저조해 최다승 감독이 됐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은 유 감독과의 일문일답.

-- 500승을 달성한 소감은.

▲ 영광스러운 500승이다. 처음에 감독 생활을 시작할 때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남자다.

-- 다른 감독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데. 오늘 적장인 문경은 SK 감독도 롤모델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 현재 KBL에 있는 감독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훌륭하다. 서로 배우는 입장일 뿐이다. 나도 내 후배에게서 어떤 부분에서는 배우고 롤모델로 생각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는.

▲ 300승인가 200승가를 달성했는데 그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였다. (정규시즌 경기는 아니지만) 2006-2007시즌에 챔피언결정전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이 있었다. 그때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오늘 경기 후 구단에서 준비한 행사를 감명 깊게 보던데.

▲ 17시즌 동안 굉장히 많은 외국인 선수들을 기용했다. 이 가운데 좋아하는 선수, 팀에 녹아든 선수의 축하 메시지를 보니까 뭉클했다.

-- 얼핏 볼 때 감독 본인은 500승에 큰 감회가 보이지는 않는 것 같은데.

▲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해야 할 욕심이 있어서 일까. 사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몇년 동안 몇승몇패를 기록했는지 승률이 나오는 기사들을 볼 때 굉장히 창피했다. 오래 감독 생활을 해서 이룬 결과일 뿐이었다. 승률이 별로 좋지는 않은 것은 부끄러웠다. 그래서 최다승이나 400승, 500승 등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나 싶기도 하다. 모비스에 와서 승률이 좋아져 이제 5할이 넘었다.

-- 지도자를 처음에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이 있나.

▲ 연세대에서 코치 생활을 하면서 최희암 전 감독님을 모셨다. 운동이나 생활 모두 워낙 철저하셨다. 최 감독님으로부터 4년을 배우면서 그 영향이 있었다. 나에게 아직 최 감독님에게서 배운 철저함이 남아있는 것 같다.

-- 롤모델이 있다면.

▲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이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농구를 가르쳐 줄 때 농구에 이런 게 다 있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김인건 전 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로 고마운 스승이다.

-- 오늘 애제자 양동근이 맹활약했는데.

▲ 양동근이 내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싶었다. 그 모습을 보니 오늘 특별히 감독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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