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판할 감독 “독재자? 난 부드러운 남자”

입력 2015.03.31 (10:20)

수정 2015.03.31 (10:38)

"사람들이 나를 독재자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랍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이끄는 루이스 판할(64·네덜란드) 감독이 '독재자'의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남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속내를 밝히고 나섰다.

판할 감독은 31일(한국시간) 맨유의 자체 방송국인 MUTV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사람들은 나를 항상 독재자 같은 사령탑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 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나는 정말 부드러운 남자다. 내 아내도 인정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MUTV는 이날 '루이스 판할, 나의 인생. 나의 철학'이라는 90분짜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판할 감독은 "나는 현역 시절 굉장히 느린 선수였다. 그래서 생각을 굉장히 빨리해야만 했다"며 "그런 경험들을 통해 지도자로서 나에게 꼭 맞는 전술을 개발하게 했다"고 말했다.

판할 감독은 1986년 네덜란드 프로리그 AZ 알크마르의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변신한 뒤 아약스(1991∼1997년), FC바르셀로나(1997∼2000년, 2002∼2003년), 네덜란드 대표팀(2000∼2002년, 2012∼2014년), AZ 알크마르(2005∼2009년), 바이에른 뮌헨(2009∼2011년)을 이끌었고, 지난해 5월부터 맨유를 지휘하고 있다.

그는 "맨유에서 보여주는 나의 지도 방식은 뮌헨이나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각 팀의 문화에 맞는 지휘 방식을 발전시키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맨유를 살리기 위해 '독재자 스타일'로 변신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내가 고집하는 나의 지도 철학에는 여러 측면이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때문에 나의 철학이 바뀔 수도 있다"며 유연한 사고방식의 소유자임을 드러냈다.

판할 감독은 특히 "AZ 알크마르를 맡았을 때는 선수들이 우리 집에 와서 팀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우리 팀은 이듬해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며 선수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맨유의 골잡이 웨인 루니는 "판할 감독은 훈련할 때면 아주 엄격하고 심각해진다"며 "하지만 훈련 이외 시간에는 다정다감하다. 선수들과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정말로 친근한 감독이다. 선수로서 믿음을 가질 만한 특별한 존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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