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청와대의 비밀자금 관리기관 직원이라고 사칭하며 수십억 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수십개의 금괴 모조품이 든 가방을 열어 보입니다.
64살 김 모 씨입니다.
금괴를 진품으로 믿은 일본인 사업가 3명이 김 씨에게 1억 7천만원 상당의 엔화를 건넸는데, 김 씨는 돈만 챙긴 뒤 자취를 감췄습니다.
청와대 비밀 자금 관리 기관의 직원 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씨에게 속은 겁니다.
김씨와 연계된 사기단은 일제가 한국에 남기고 가거나 전 정권의 비자금 등 다량의 보물과 현금을 관리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인터뷰> 장광호(서울 송파경찰서 경제범죄 수사과장) : "기밀 국가기관(을 사칭하고), 그리고 주위에 유인하고 바람잡이하는 역할들, 그리고 꾸며진 가짜의 서류들을 보여주자 (속은 것이죠)."
김 씨 등은 이런 수법으로 한 사업가로부터 32억 원을 챙기는 등 지난 3년 동안 모두 34억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과 연계된 사기단 가운데 한명인 43살 여성 안 모 씨는 허구를 진실로 믿는 이른바 '리플리증후군' 증세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음성변조) : "(다른 조직원에게) 2억을 투자하게 됐는데, 전혀 받지를 못했고, 안 모 씨로부터 '회수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회수하지 못했고 상당히 황당했고..."
경찰은 김 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11명을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나머지 공범들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