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비싼 부품값 내린다더니…사실상 ‘실패’

입력 2015.11.03 (21:17)

수정 2015.11.04 (08:32)

<앵커 멘트>

비싼 자동차 수리비를 낮추겠다며, 정부가 올 초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를 도입했는데요,

그런데 지금까지 대체부품으로 인증을 받은 부품은 한 개에 불과하고, 사용실적도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가 돼 버렸습니다.

왜 그런지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수입차의 뒤범퍼 정품 가격은 100만 원 정도입니다.

대체 부품을 사용하면 가격은 절반 정도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호(자동차 수리센터 관계자) : "품질은 원래 인가 제품은 정품하고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제품입니다."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대체 부품 인증제를 시행한 것은 지난 1월.

하지만 인증받은 대체부품은 한 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실제 사용 실적도 한 건에 그쳤습니다.

<녹취> 자동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실패한 거죠... 인증도 안되니까 대만산 가져다가 인증한 거 아니에요. 국내 부품사에 도움도 안 되고..."

국내 240여 개 등록 부품업체 중 대체 부품을 만들겠다고 나선 곳은 불과 3곳뿐.

모두 외국 자동차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곳입니다.

<녹취> 대체부품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갑을 관계잖아요. 다른 걸 한다고 그러면 자기 걸 딱 끊어버려요 납품을 딱 끊어버린단 말이에요. 매출액의 7~80%가 모비스에 대한 납품이에요. (대체 부품제에)접근을 못 하는 거죠."

국내의 디자인 보호권을 악용한 완성차 업체들의 꼼수도 문제입니다.

대체부품제 개정안이 공포된 2014년부터 현대와 기아 등 국내완성차 업계가 등록한 디자인 보호권은 모두 1600건 정도에 이르고 수입차도 210건을 등록했습니다.

대부분 대체 부품 대상으로 지정된 것들로 20년간은 같은 디자인의 대체부품 생산이 불가능하게 된 겁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 학과 교수) : "적극적으로 국내나 수입차 업계에서 도와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의장 등록한다는 뜻은 (대체부품제를) 거의 거부한다는 뜻입니다."

국내 자동차 회사와 수입차들이 적극적으로 대체부품을 거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30%, 유럽은 40% 정도가 대체부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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