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넘겨준 뒤…보이스피싱 돈 ‘꿀꺽’한 부부

<앵커 멘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 있죠.

전화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속여 돈을 가로챈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도에 김준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년의 남녀가 은행으로 들어옵니다.

잠시 뒤 은행직원이 건넨 돈을 챙겨 유유히 사라집니다.

전화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돈을 가로챈 38살 이 모씨 부부입니다.

<녹취> 이OO(피의자/음성변조) : "(대포통장 거래를) 인터넷으로 보고 알았습니다. 빚이 많아서. 통장을 주면 한 달에 얼마씩 준다고 해서(통장을 넘겼습니다.)"

이 씨 부부는 인터넷 광고에 나온 전화사기 조직에 대출상담을 받는 척하며 전화를 걸어 통장과 비밀번호를 건넨 뒤 전화사기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면 먼저 돈을 빼내 가로챈 겁니다.

은행이 제공하는 입출금 알림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통장에 돈이 입금된 뒤 이렇게 휴대전화 알림 메세지가 뜨면 이 씨 부부는 곧바로 은행에 찾아가 통장을 분실했다며 지급정지 신청을 했습니다.

통장으로 돈이 입금되면 사기조직보다 먼저 알 수 있다는 점을 노린겁니다.

이렇게 이씨 부부가 가로챈 현금이 천 9백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김종석(마산 동부경찰서 지능수사 팀장) : "지급정지를 걸어서 사기조직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 이후에 통장을 재발급 받아서 이것을 인출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횡령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38살 이 씨 부부를 구속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