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해체하다 감전사…사고 못 막은 ‘절연장치’

입력 2015.11.04 (21:38)

수정 2015.11.04 (22:24)

<앵커 멘트>

송전탑 철거 작업을 준비하던 50대 근로자가 고압선에 감전돼 숨졌습니다.

설치된 절연장치가 허술해서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전탑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인천의 택지개발지구.

닷새 전, 이곳에서 50대 일용직 근로자가 감전돼 6m 아래로 추락했고,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2만 2천 볼트 고압선 아래에서 철제 구조물을 세우던 중이었습니다.

<녹취>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철근) 끝 부분이 새카맣게 탔더라고… 스파크가 탁 터졌다가 툭 떨어져서…"

현장의 고압선은 절연장치가 감싸고 있었지만, 사고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철근이 고압선을 건드린 지점은 곡선 모양의 고압선 끝 부분, 고압선의 모양에 따라 곡선형 절연장치를 씌워야 하는데, 그냥 직선형을 사용했습니다.

주변 고압선의 곡선 부분에도 역시 직선형 절연장치가 설치돼, 벌어진 틈으로 고압선이 드러나 있습니다.

<녹취> 사고 현장 근로자(음성변조) : "안전하다, 보호캡(절연장치)을 씌워놨기 때문에 너희들 감전될 일이 없다. 그런데 왜 감전이 됐냐는 얘기죠."

한국전력은 절연장치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근로자의 과실이 크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한국전력 관계자(음성변조) : "((곡선형) 자재가 부족해서 직선형으로 대체해서 쓴 건 들으신 거죠?) 네, 공사현장이 급하다. 절연장치를 빨리해달라… 시공상 편리성을 위해서 한 것이지 절연내력(능력)에는 (차이가) 없어요."

하지만, 성능에 차이가 없다던 고압선 끝 부분의 절연장치들은 사고 직후에 모두 곡선형으로 교체됐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송전탑 철거 작업을 중지시키고, 사고 원인을 정밀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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