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카지노'로 유명한 중국의 마카오입니다.
검찰이 어제(4일) 이곳을 비롯한 동남아 일대에서 한 게임에 최고 3억 원의 도박판을 벌인 기업인 12명을 기소했습니다.
한 해운업체 대표가 169억 원을 잃는 등 이들이 도박을 통해 날린 돈은 500억 원에 달합니다.
기업인들이 이처럼 큰 액수의 해외 원정도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조직폭력배들이 운영하는 '정켓방'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해외 원정도박의 온상이 된 '정켓방'이란 어떤 것인지 장덕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필리핀 마닐라의 한 카지노, VIP룸에 들어서자 판돈 수천만 원의 바카라 게임이 한창입니다.
가진 돈을 다 잃더라도 '환치기'를 통해 현지에서 얼마든지 돈을 빌릴 수 있는 이른바 정켓방입니다.
<녹취> '정켓방' 경험자(음성변조) : "돈은 자기가 (한국에) 돈이 있으면 카지노에서는 돈은 뭐 전환이 가능하니까…(그러다 보면) 100억은 보통 잃는 거예요."
이런 '정켓방'이 시작된 건 2000년대 후반입니다.
한국인 고객을 외국 카지노에 소개하고 수수료를 받던 국내 조직폭력배들이 수십억 원의 보증금을 내고 아예 카지노 VIP룸 영업권을 넘겨받으면서 부텁니다.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돌자 '광주송정리파'와 청주 '파라다이스파' 등 국내 폭력조직의 진출이 잇따랐습니다.
형태도 판돈의 1.25% 가량만 챙기던 '캐주얼 정켓방'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카지노와 수익금을 반씩 나눠 갖는 '쉐어 정켓방'까지 등장했습니다.
해외 카지노에 맡기는 보증금 규모도 수백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이처럼 해외 원정도박이 국내 조폭의 자금줄이 되고 있지만, 은밀하게 점조직 방식으로 운영되는 '정켓방'의 특성 때문에 수사기관의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정부는 정켓방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2백만 원에 불과한 사설 도박장 신고 포상금을 올리고, 지급 대상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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