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1~2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 형식의 도시형생활주택이 도입된 지 6년이 지났습니다.
주차장은 조금만 만들어도 되고, 놀이터는 아예 만들지 않아도 없고, 청약통장도 적용받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도 나도 건축에 뛰어들면서 36만 가구나 들어서 이미 공급 과잉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게다가, 지난 1월 의정부 화재 참사 이후, 안전 규제가 강화되는 대신 높이 규제가 완화되는 바람에 주거 환경은 더 열악해졌습니다.
투자자도, 세입자도 울상인 도시형생활주택의 실상을, 송형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입주를 시작한 지 아홉 달이 지난 도시형생활주택입니다.
전체 290여 가구 가운데 절반이 비어있습니다.
월세 수입을 얻으려고 분양받은 사람들은 한숨만 나옵니다.
<녹취> 공원희(도시형생활주택 투자자) : "입주가 안 돼서 손해를 보고 있는 거죠. 너무 많이 속상해요."
그런데도, 길 건너에는 다른 도시형생활주택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공급이 넘치니 허위, 과장 광고로 이어지기 일쑵니다.
<인터뷰> 한경동(도시형생활주택 투자자) : "삼성전자, KTX, LG전자가 들어온다고 이렇게 광고를 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거는 포승지구가 아니고 고덕지구..."
상당수 도시형생활주택은 주차장이 부족하고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등 주거 환경도 열악합니다.
'값비싼 고시원'이나 다를 바 없다는 비아냥이 나온 지 오랩니다.
업자들은 자투리 땅만 보여도 도시형주택을 지어 팔아치우고, 투자자도, 세입자도 만족 못하는 애물단지만 늘어나는 셈입니다.
<인터뷰> 장정민(평택대 도시및부동산개발학과 교수) : "공실률이 많아질 거고, 또 운영관리가 안되고, 투자가 안되기 때문에 결국은 슬럼화되는..."
자치단체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지만, 요건만 갖추면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국토부에서 법을 바꾸기 이전에는 자치단체에서 그걸(건축을) 강제로 제한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공급을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춰온 도시형생활주택 정책이 주거 품질을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시급히 바뀌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