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부가 기간산업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장기 불황에 빠진 국내 1,2위 해운사의 빅딜설이 제기되면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강제합병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두 회사의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정윤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내 해운업계 1,2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두 회사의 주가는 하루종일 요동치더니, 한진해운은 4.76%, 현대상선은 13.78%나 빠졌습니다.
정부가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이른바 '강제 빅딜설' 때문입니다.
당사자들은 곧바로 부인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합병을 권유하거나 강제 합병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고, 현대그룹도 "어떤 권유나 통보도 받은 사실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정부로부터 합병에 대한 검토를 요청받았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합병설은 진실게임 양샹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2009년 세계 금융 위기 여파로 업계 3,4위의 주인이 바뀌는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속에서도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업황이 악화되자 2013년 말 강도높은 자구책을 내놓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해마다 많게는 수천억원의 영업적자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강성진(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리먼 사태 이후에) 전세계적으로 컨테이너 선박이 남아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해운업체들은 그런 상황에서 공급을 줄이기 보다는 운임을 낮춰서 남의 물량을 뺏어오는 그런 경쟁을 계속해왔습니다."
현재 해운업계는 조선업과는 달리 정부 지원없이 7년 넘게 장기 불황을 겪고 있습니다.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장기 전략도 없이 정부 주도로 진행되면서 설익은 합병설로 시장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