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맨손 야간작업’…김정은은 핵만 챙겨

입력 2016.09.22 (21:19)

수정 2016.09.22 (21:28)

<앵커 멘트>

북한에서는 사상 최악의 수해를 입은 함경도 지역 주민들이, 횃불까지 밝혀가며 밤낮으로 맨손 복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피해현장에는 얼씬도 않은채, 평양에서 핵실험 관계자와 사진이나 찍는 등 핵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강나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칠흑같이 깜깜한 밤, 달랑 횃불에만 의지해 맨손으로 통나무를 나르고, 망치와 정으로 커다란 바위를 쉴 새 없이 내리칩니다.

마을 하나가 사라질 만큼 최악의 홍수 피해에, 주민들은 밤에도 쉬지 못하고 강행군을 펼치고 있습니다.

<녹취> 박문옥(함북 무산군 주민) : "아침에 일어나니까 마을이라는 건 집이 한 채도 없고, 온 동네가 그저 물에 잠겼단 말입니다. 작은 바다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투입했다는 북한 당국의 선전은 말뿐입니다.

야간 조명 시설에 온갖 중장비가 총동원됐던, 김정은의 전시성 사업인 평양 려명거리 건설 현장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낮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밧줄로 묶은 삽 하나로 토사를 퍼내거나, 수십 명이 맨손으로 통나무를 들어 올리는 등 모든 복구작업이 사람 손에만 의지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노동력은 있는 대로 짜내면서도 정작 김정은은 수해 발생 20일이 다 되도록 현장에 얼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해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5차 핵실험 이후에는 신형 로켓 엔진 시험장에서 파안대소하더니, 이번에는 핵실험 관계자들과 기념사진까지 찍었습니다.

<녹취> 北 조선중앙TV : "(김정은이) 주체의 핵강국, 선군조선의 강대성과 불패성을 세계만방에 힘있게 과시하는데 기여한 위훈자들을 열렬히 축하하셨습니다."

사상 최악의 수해 복구는 주민들의 노동력과 국제사회 지원에 떠넘기고 핵무기 개발에만 혈안이 된 김정은 정권의 무책임과 이중성에 국제 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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