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농심, 재기 의욕도 잃어

입력 2002.09.04 (21: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농민들의 한숨이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가까스로 추스린 의지마저 꺾여버렸습니다.
윤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배과수원이 온통 떨어진 배로 가득찼습니다.
급한대로 가공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배를 골라내지만 이마저도 일손이 부족합니다.
⊙김의란(나주시 송촌동): 안 그러면 버려 버리죠.
아주 물도 못 짭니다, 썩으니까.
⊙기자: 떨어진 배의 일부는 이미 썩어 들어가 재활용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나무에 남은 것도 멍이 들어 대부분 상품가치를 잃었습니다.
⊙이상용(나주시 영산동): 80%, 90% 따질 수가 없어요.
사실 전부 다 망가져 버리고 봉지만 붙어 있는 거죠.
⊙기자: 다가올 추석 수요는 물론 수출 계약 물량마저 채우기 힘들어 엄청난 소득 감소가 예상됩니다.
⊙이민관(나주시 식산과장): 배로 인한 소득이 연간 1500억 정도 됩니다마는 이번 피해로 약 800억부터 1000억원까지 그 정도의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자: 벼가 쓰러진 지 오늘로 나흘째지만 아직도 절반 정도는 쓰러진 그대로입니다.
태풍 뒤 찾아온 무더위 때문에 밑바닥 벼들은 썩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남 해안 일대에서 벼에 치명적인 백수병과 흑수병 등이 급속하게 확산돼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 전망입니다.
⊙박우영(나주시 영산동): 말이 아니죠.
그러니까 우리 애기아빠는 말이 아니어서 술만 마셔대네요.
⊙기자: 당국의 재해 조사마저 늦어지고 있어서 수확철을 앞둔 농민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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