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책 형식적

입력 1991.11.02 (21:00)

신은경 앵커 :

올 들어서 지난달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백 달러를 넘어 섰습니다.

인력난, 자금난에 수출 채산성 악화로 해서 수출업체에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 요인입니다.

그러나 경제부처가 뒤늦게 현장점검을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했지만 형식에 그친 것이 많아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도 증론입니다.

정혜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혜승 기자 :

지난 1월 14억 달러 적자를 냈던 우리 무역은 5월까지 64억 달러 적자를 냈으며 8월말까지 88억 달러, 지난달 말까지는 100억 5천 만 달러의 적자를 냈습니다.

이처럼 무역적자폭이 예상보다 크게 불어 난 것은 수출시장의 여건변화와 우리 업계의 수출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수출 감소현상을 가볍게 넘긴 당국의 안이한 자세에서도 그 원인이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봉서 (상공부 장관-초청연설) :

이 시점을 택하고 보니깐 마치 무슨 큰 문제가 생겨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인 것 같은 그러한 인상에 대해서 다소 제가 본래에 생각했던 것 하고는 취지가 달라졌습니다마는 좋아요, 이러나저러나 좋습니다.


정혜승 기자 :

업계의 우려에 냉담하던 정부는 뒤늦게 지난 9월25일 무역적자가 백억 달러를 넘어서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장관들은 뒤늦게 서울 구로공단과 안산, 광주, 부산과 인천, 대구 등 주요공단의 생산업체를 돌며 자금난과 인력난, 수출채산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들었고 관련부처는 지난달 초부터 비상대책반을 운영했습니다.

또한 무역협회와 전경련, 중소기업 중앙회 등은 간담회를 주선해 업계의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지난 2달 사이 이러한 모임은 20여 차례나 열렸고 경제단체들이 부담한 회의비용만도 6천 여 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수출을 되살리기 위한 이러한 행사에도 불구하고 수출증대에 효과적인 대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업계나 정부가 모두 시인하고 있습니다.


심현정 (삼성물산 이사) :

적당하게 단기대책이 이거다 하는 얘기는 별로 없는 거 아니냐 하는 좀 비관적인 그런 생각이 됩니다.


황두연 (상공부 상역국장) :

현장에 나가는 것은 당장에 어떤 수출의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들이 품목별로 업종별로 현재상황이 어떻고 또는 계별 업계 간의 애로사항을 파악을 해가지고 저희들이 가능한 한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서 수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서 나가고 있습니다.


정혜승 기자 :

우리나라는 무역거래에서 지난 88년 88억 달러의 흑자를 낸 뒤 89년에는 흑자가 9억 달러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오히려 48억 달러 적자를 냈으며 올해 10월까지 무역적자는 100억 달러를 넘어 서기에 이르렀습니다.

88년 이후 해마다 65억 달러 만큼 씩 무역수지가 악화된 셈입니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유럽과 북미지역의 경제블럭화 추세로 우리의 수출환경이 악화되는데다 제조업 경쟁력강화 시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행사에 그치는 생색내기식 수출지원책으로는 내년 무역도 역시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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