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1993.06.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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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앵커 :
방금 보셨습니다만 영화 남자위에 여자를 촬영하다가 헬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KBS의 백순모 카메라맨도 함께 숨졌습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습니다.
고인이 남긴 마지막 작품을 김형근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김형근 기자 :
순직한 KBS 카메라맨 백순모씨가 마지막으로 찍은 화면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신부 황신혜씨가 잠실 선착장에서 신랑 변영훈씨를 기다리는 장면입니다.
첫 촬영인 만큼 많은 보도진과 영화 관계자들이 몰려있습니다.
운명처럼 다가오는 사고의 순간을 모른 채 여느 때처럼 촬영에 열중인 손현채 촬영감독과 김종만 촬영보조의 생존의 마지막 모습이 눈에 띕니다.
촬영이 시작됐습니다.
신부는 한강 유람선 위에서 신랑 변영훈씨를 기다리다 지쳤습니다.
이 순간 변영훈씨가 헬기를 타고 배위로 뛰어내려 극적으로 선상 결혼식을 올리도록 돼 있습니다.
신랑이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기 위해 제작팀은 마침내 마지막 촬영에 들어갑니다.
선착장 하늘을 선회하던 헬기가 서서히 고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갑자기 엔진 소리가 약해지면서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고도가 너무 나은 것이 아니냐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끊깁니다.
다시 화면이 들어왔습니다.
숨진 백순모씨는 이 순간에도 카메라의 셔터를 놓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엔진의 이상한 소음과 함께 이 화면은 안타깝게도 영원히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순직한 고 백순모씨는 올해 39살로 무엇보다 더 끔찍이 사랑했던 카메라를 마지막 유품으로 남긴 채 14년째 근무해 왔던 KBS를 영원히 떠났습니다.
KBS 뉴스 김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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