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회원 전우애...매년 현충일에 동료 묘소 참배

입력 1994.06.06 (21:00)

이윤성 앵커 :

해마다 오는 현충일이면, 지뢰에 몸을 던져서 부하들을 구하고, 자신은 장열하게 산화한 중대장의 묘소를 당시의 중대원들이 17년째 참배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당시 동부전선 7사단 맹호부대 용사들입니다.

취재에 박찬욱 기자입니다.


중대장님께 묵념!


박찬욱 기자 :

맹호 중대원들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국립묘지를 찾았습니다.

17년 전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지뢰위로 몸을 날렸던 중대장, 고 정경화대위를 추모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문식 (당시 맹호중대원) :

근처의 경계병들로 향하여 ‘피하라!’ 하면서 그냥 몸으로 덮치신 겁니다. 그러니까, 전의 강재구 소령을 생각이 나는거죠..


박찬욱 기자 :

이듬해 현충일. 약속은 없었지만 부대원들은 하나둘씩 중대장의 묘소를 찾아왔고 이때부터 이맘때면, 늘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맹호회라는 모임을 만든 이들은, 틈틈이 호랑이 중대장을 추모하는 책을 두 권이나 펴냈고, 한푼 두푼씩 모아 사고지역 부근에 동상도 세웠습니다.

또, 단순사고로 잘못 알려져 진급을 못한 중대장을 위해서, 수년간에 걸쳐 탄원서를 낸 덕분에 정대위는 지난 92년 1계급 진급까지 했습니다.


박노열 (당시 맹호중대원 소대장) :

저희 나름대로의 어떤 한이 됐던, 그래서 15년 만에 소령으로 진급을 해드렸고....


정육란 (고 정경화대위 누나) :

이제 난, 강원도에서 술, 약술을 담아가지고 오고, 부하들 봐서 않을 것도 오지, 이제. 이젠 잊어버릴 때도 되가는데 잊을 수도 없고...


박찬욱 기자 :

이미 오래전에 생사를 달리한, 고 정경화대위와 맹호회원들. 그러나 이들이 부대에서 함께 외쳤던 구호는, 시간 지날수록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임전무퇴, --


KBS 뉴스, 박찬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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