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외교단지에 김정일 타도 전단 대량 살포

입력 1994.08.23 (21:00)

이윤성 앵커 :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주에 평양의 외교단지에서 김정일을 타도하자는 내용의 전단이 대량으로 살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단 살포 시기가 북한 중앙방송이 이례적으로 김정일 권력 승계와 관련을 해서, 음모가들의 배신행위가 있었음을 암시한 직전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봐서, 김정일의 권력 승계와 관련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김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철민 기자 :

서울의 한 서방 외교소식통은 오늘,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사이에 평양시 대동강 구역에 있는 외교단지에 김정일을 타도하자는 내용의 한글 전단이 대량 살포된 사실을 평양 주재 외교관들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교 소식통은, 평양의 외교 단지가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특수 지역이므로 이곳에 전단을 살포한 사람은 김정일에 반대하는 고위층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이 같은 전단이 각국 외교관에게 뿌려진 것은 북한 상층부의 권력 투쟁 사실을 외부에 알리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같은 사실은 즉각 각국 외교공관들을 통해, 본국 정부에 보고 됐으며, 중앙방송이 지난 21일 음모자의 배신행위 경계를 언급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김정일을 타도하자는 전단이 북한 내에서 가끔 발견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특수지역인 외교 단지에 집중적으로 살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 사망이후 주민들 사이에서 후계체제와 관련한 온갖 소문들이 나돌고 있으며, 최근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을 붙잡아 화형이나 총살

형에 처하는 것도 이러한 불안한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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