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0년 새 반세기의 출발] 의료 반세기

입력 1995.01.22 (21:00)

김종진 앵커 :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일제의 수탈에서 해방될 당시 우리 나라는 극도의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원조물자로 들어온 구호의약품에 의지하던 그 시절,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되고 있고 의료와 제약 산업도 세계수준을 넘보고 있습니다.

보건 의료분야의 반세기, 김만섭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김만석 기자 :

해방될 당시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고작해야 5백여 명, 제약회사나 병원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동족상잔의 6.25는 이마저도 폐허의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부상자 치료에는 이방인 외사나 간호원의 도움이 절실한 때였습니다. 가난 속에서 위생과 건강도 남의 손을 빌어야 했습니다. 이를 잡기 위해서는 길거리에서 DDT세례를 받아야 했습니다. 피난길에서는 예방주사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페니실린이나 다이아진 등 구호의약품이 쏟아져 들어온 것도 이때쯤 이었습니다.


허 정(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그 당시에는 정식으로 수입돼 오던 약이 거의 없었고 또 국내 제약 산업이라는 게 나쁘게 말씀드리면 이 고약 조고약 만들고 활명수 만드는 정도였지 근본적인 항생제 그거를 포장해서 팔 수 있는 그런 시설도 없었고 그러니까 대부분이 거의 90%이상이 그저 구호물자로 들어오는 거 원조로 들어오는 거.


김만석 기자 :

전쟁의 피해가 복구되면서 제대로 시설을 갖춘 제약공장도 들어섰습니다.

중앙의료원도 이 당시 설립됐습니다. 계속된 가난과 질병에는 과잉 인구도 한몫을 차지했습니다. 3남2녀가 다복한 가정의 표준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양재모(가폭계획협회 명예회장) :

평균해서 6명의 애기를 낳았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애기를 낳는 위험율도 굉장히 높아져서 이 상태 가지고는 우리나라 모자보건 향상이 되지 않겠다. 하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김만석 기자 :

가족계획의 성공으로 60년대 초 3%에 이르던 인구증가율은 70년대 들어 1%대로 떨어졌습니다. 천연두와 발진 티푸스가 60년대부터 자취를 감추긴 했지만 기생충은 물론 콜레라와 뇌염 등 전염병은 아직도 골칫거리였습니다. 시골 장터에서 만병통치약을 과는 풍속도 여전했습니다.

보건 의료분야에도 본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77년 의료보험이 시작됐습니다. 의료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질병의 양상도 비꼈습니다. 암이나 고혈압 등 성인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82년 간염백신의 개발과 함께 신약개발이 본격화 됐습니다. 89년에는 전 국민 의료보험시대의 개막으로 누구나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신약개발 노력은 이제 결실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항암제와 항생제 등 몇 가지는 2천 년대 이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건강과 생명마저 남의 손에 의존해야 했던 시절로 부터 반세기만에 이제 우리 최신 의약품은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반세기에 걸쳐 이룩한 보건 의료수준의 바탕에서 이제는 의료보험과 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정책의 내실화 그리고 에이즈와 암 등 신종 질병의 극복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만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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