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공동구 시설 엉망

입력 1995.03.30 (21:00)

황현정 앵커 :

신도시 곳곳이 부실시공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전기선이나 전화선 등이 지나고 있는 공동구 시설이 벌써부터 제기능을 못할 정도입니다. 갈라져서 물이 새는 벽,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수공사, 불이 날 위험까지 안고 있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홍철 기자가 산본 신도시의 공동구를 점검했습니다.


이홍철 기자 :

산본신도시의 중추신경인 공동구. 그러나 연장 3km에 이르는 이 공동구 곳곳은 하자투성이 입니다. 벽을 타고 들어온 물이 아예 도랑을 이루며 흐르고 있습니다. 워낙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다 보니 배수로로 빠지지도 못하고 바닥에 이렇게 흥건히 고여 있습니다. 전기선에도 천정틈을 타고 들어온 빗물이 맺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원강 (군포전화국 기술부장) :

통신구에 이런 식으로 물이 들어오면, 통화 품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고 때로는 통신두절까지도 올 수가 있습니다.


이홍철 기자 :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동구는 항상 누전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누전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누전차단기의 스위치가 떨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공동구 어디선가 누전이 일어나 차단기가 작동한 것입니다.


이규환 (군포전화국) :

와서 확인을 하면 스위치는 그대로 있고, 누전차단기는 내려가 있고...


이홍철 기자 :

하자 보수공사도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이 새는 부분을 방수접착제로 메웠지만 이것도 손으로 잡아당기면 그대로 뜯어집니다. 벽 주변을 타고 틈새를 메워놓은 방수접착제도 이렇게 벌어져 있습니다. 방수접착제를 제끼면 벽 사이 시멘트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옵니다. 급히 시멘트로 메운 부분도 항상 차 있는 습기에 마르질 않습니다. 벌써 녹이 슨 상수도관. 방수페인트도 이렇게 뚝뚝 떨어집니다. 군데군데 설치된 3마력짜리 환풍기도 종이 한 장 날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환풍기 입구가 아예 막혀있기 때문입니다.

공동구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비가 오면 빈 관로에 흙이 밀려나와 이렇게 범벅이 됐습니다. 평소에는 물만 새지만 비가 오면 흙까지 함께 들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큰 비가 내린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도시기능의 마비는 이미 예고돼 있는 셈입니다.

KBS 뉴스, 이홍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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