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설 파문 조기진화 의도

입력 1995.10.24 (21:00)

류근찬 앵커 :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이 이현우 전 경호 실장을 검찰에 출두시켜서 하루 전까지만 해도 온갖 수사를 동원해서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펄쩍 뛰었습니다. 결국 하루 만에 거짓임이 밝혀졌지만은 지금 세간의 의혹은 왜 이현우씨가 자진출두해서 검찰에 자진출두해서 모두 털어놓고 말았느냐 하는데 있습니다. 현실적인 어떤 한계 때문이라는 그런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임병걸 기자가 속사정 취재해 봤습니다.


임병걸 기자 :

이현우씨가 검찰에 전격 자진 출두한 것은 일요일인 지난 22일 박계동 의원이 4천억 원 비자금 설을 폭로한지 불과 사흘만이었습니다. 이현우씨는 왜 서둘러 검찰에 출두한 것일까? 우선 박계동 의원이 국회에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의 거액 계좌명세서라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한 이상 정부의 철저한 조사가 예상돼 사건의 전모가 어차피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다 박 의원이 비자금을 폭로한 19일 당일 신한은행의 이우근 이사가 사실을 은폐해주지 않고 거액차명계좌가 있다는 것을 시인함에 따라서 더 이상 은폐의 보호막이 사라졌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정적으로 이 씨가 출두한 이유는 역시 검찰이 지난 21일 토요일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대한압수수색을 벌여 차명계좌의 역추적을 통해서 이 씨에 대한 단서를 잡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3백억 원의 일부분이 돈세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청와대 경호실 명의로 입금돼 있었던 점이 드러나 이미 검찰의 이 씨 소환은 시간문제였습니다. 여기에다 검찰에 출두하지 않을 경우 이미 노출된 거액의비자금이 또 다른 비자금으로 까지 검찰 외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자는 계산도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씨는 결국 금융실명제로 인해서 계좌추적은 쉬워진 반면에 차명을 유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자진출두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임병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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